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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길가 대신 운동장으로”... 울릉 초등학교에 펼쳐진 ‘눈의 나라’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1-29 12:57 게재일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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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보도 후 지역 공동체 화답
학교·주민 합심해 ‘천연 썰매장’ 조성
행정 지원 앞서 ‘아이들 안전·놀 권리’ 직접 수호. 지역사회 ‘훈훈’
울릉도 어린아이들이 교육계 관계자들과 마을 어르신들의 세심한 보살핌 속에 학교 운동장에서 안전하게 스키 연습을 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눈의 고장’ 울릉도에서 아이들이 안전권과 놀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본지 1월 26일 자 10면 보도)과 관련, 지역 교육계와 마을 주민들이 아이들을 위해 직접 ‘눈의 나라‘를 선물하고 나서 본보기가 되고 있다.

28일 오전, 울릉 저동초등학교 운동장은 여느 때와 다른 활기로 가득 찼다. 차량이 오가는 길목이나 가파른 경사지에서 아슬아슬하게 썰매를 타던 아이들을 위해, 학교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세상에 하나뿐인 ‘천연 눈썰매장’과 ‘미니 스키장’을 펼쳐 보인 것이다.
 

울릉 저동초 교직원들과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천연 눈썰매장을 만들고 있다. /황진영 기자

이번 공간 조성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먼저 만들자”라는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에서 시작됐다. 본지 보도 이후 아이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자, 마을 주민들도 발 벗고 나섰다. 

 

소식을 접한 마을 어르신들은 본인의 장비와 일손을 아낌없이 보태 운동장 한편에 쌓인 눈을 다졌고, 아이들이 속도감을 즐기면서도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최적의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정성 어린 배려로 준비된 천년 눈썰매장에서 한 아이가 활기차게 슬로프를 내려오고 있다. /황진영 기자

특히 이번 사례는 예산이나 행정적 지원을 기다리기에 앞서,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아이들의 ‘안전’과 ‘놀 권리’라는 기본권을 어떻게 수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천적 모델로 평가받는다. 방학 중임에도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현장에서 작업에 참여한 한 주민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학교가 앞장서준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힘을 보탰다”라며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과정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저동초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안전은 포기할 수 없는 기본권이다”며 “보도 이후 지역 사회가 경각심을 가짐과 함께, 이처럼 아이들을 보호하고 즐거움을 주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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