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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곳, 영일민속박물관

등록일 2026-02-09 16:13 게재일 2026-02-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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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민속박물관 전경.

지난 수요일 오랜만에 영일민속박물관을 찾았다. 늘 지나치곤 했지만 요즘 박물관의 높아진 인기를 생각하며 한 번 가 보고 싶었다. 아이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도 해서 겸사겸사였다. 문으로 향하니 입구에서는 이제 막 관람을 마친 어린이집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나오고 있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같은 관람객들을 먼저 맞이하는 건 수령이 600여 년이나 된 회화나무다. 보통 시골 동네 입구에서 자주 보던 나무지만 수질 정화에 도움을 받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그러했듯 앞으로도 든든하게 이곳을 지켜 주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이다.

민속박물관은 우리의 예전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정면에서 보이는 제남헌은 흥해군의 동헌으로 쓰였던 곳이다.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 문 앞에 놓인 절구 세 개를 놓아 먼저 구경할 수 있게 했다. 예전에 어렸을 때 본 것이기도 해서 반갑기도 하다. 몇 년 전에도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과 절구에서 사진 찍으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맷돌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믹서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제남헌이 있는 곳은 일상에서 실제로 쓰인 농기구나 어구류를 전시해 놓았다. 전시된 물건들을 보니 지금도 쓰이고 있는 물건들이 있어 생생한 느낌을 주었다. 낫과 톱, 대패, 송곳, 지게 등이 그러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지금도 쓰이는 물건을 보면서 예전의 농촌이나 어촌의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화유산이 양반들이 쓰던 화려한 것들이라고 한다면 민속박물관에 모인 물건들은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거라 더 친근감이 생긴다. 예전 TV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걸 본 적이 있다. 한 할아버지가 자신이 사용하던 농기구를 모아서 집 한 켠에 전시를 해두고 집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역사를 구경하게 했는데 멋져 보였다. 언제라도 버릴 물건을 찾으려 애쓰지만, 추억이 있는 물건을 어딘가에 저장해둔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있어 보였다.

두 번째 전시실은 생활용구들과 관혼상제와 관련된 것들을 전시해 놓았다. 예전의 부엌과 서당, 예전의 돈, 자수품과 안경집, 다양한 떡살 무늬도 보였고 담배쌈지도 오락기구 중에는 마작도 볼 수 있다. 서당의 모습과 여성들이 어떻게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 전시는 흥해군수가 재판과 형벌을 집행한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곤장과 주리 틀리는 현장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세 개의 전시실을 거치고 나오면 야외 전시장도 구경할 수 있다. 제남헌 왼쪽에는 흥선대원군이 세운 척화비가 있고 초가와 말을 이용해 곡식을 찧는 연자방아도 전시되어 있다.

그중 초가를 둘러보는 게 제일 기대가 되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닭이 없어 아쉬웠다. 초가에서는 탈곡기기와 가지런하게 정돈된 장독대가 있다.

영일민속박물관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대의 시간 속에서 우리의 예전 생활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도록 보존과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학교 숙제를 위해 찾기도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았던 모습을 보여주기에도 좋은 장소다. 흥해환승센터와 접해 있어 찾기도 어렵지 않다. 오며 가며 가볍게 버스를 기다리다가 잠깐 들르기도 좋다. 환승센터 옆에 주차할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고 관람료도 무료다. 넓지 않아서 1시간 정도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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