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답하다, 대구 구청장 신년 릴레이 인터뷰
“이제 지역 경제의 중심은 공장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이 제시하는 수성구의 미래 청사진이다.
김 청장은 “지역 경제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제조업 중심 도시 전략에서 문화·관광 중심 도시 전략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기업을 유치하면 고용이 늘고 지역 소비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AI 기반 스마트 공장 확산으로 기업이 성장해도 지역 고용과 상권 활성화로 연결되는 구조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과거에는 기업을 유치하면 고용이 늘고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기반 스마트 공장이 확산되면서 기업이 성장해도 고용 효과는 제한적이고, 지역 상권 활성화로 연결되는 구조 역시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외 직구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유통 구조 자체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청장은 “지역 내에서 돈이 순환하던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며 “대기업은 성장하지만 그 성장이 지역 상가나 자영업자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김 청장은 지자체가 기존 산업 정책만으로는 지역 경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화된 제조업은 고용이 적고, 생산과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지 않는다”며 “이 흐름은 앞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청장이 제시한 해법은 ‘소프트 경제’다. 그는 “문화 경제, 스포츠 경제, 교육 경제처럼 사람을 끌어들이는 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외부 관광객과 외부 인구 유입을 통해 부족한 소비력을 보완하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부 소비만으로 지역 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문화 산업 투자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부산을 언급했다. 그는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 400만 명 이상이 방문해 1조 원 이상의 소비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대구는 외국인 관광객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 산업 투자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도시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수성구는 문화도시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칼라스퀘어 미디어아트 △미디어아트 전용 미술관 2곳 조성 △지역 캐릭터 IP ‘뚜비’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 육성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LH 지원금 20억 원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전용 미술관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김 청장은 “단순히 문화시설을 하나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라며 “미술·공연·관광·콘텐츠 산업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성구 캐릭터 ‘뚜비’ 콘텐츠 사업의 의미도 짚었다. 그는 “지역 유통 구조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지역 콘텐츠 기반 소비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뚜비는 관광과 소비, 콘텐츠 산업을 동시에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이 제작과 판매 과정에 참여하면서 일자리와 소득을 함께 만드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논란이 있었던 수성못 수상공연장 사업과 관련해서는 예산 문제로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청장은 “국비 82억5000만 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라며 “시 매칭 예산 편성 시점의 문제일 뿐 사업 자체가 중단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국비를 반납할 경우 시의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성국제비엔날레를 포함한 공공 문화 플랫폼에 대해서도 김 청장은 분명한 철학을 밝혔다. 그는 “공공 문화 플랫폼은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도시 전체의 건축과 조경이 주민에게 영감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기능과 효율 중심의 건축이 아니라, 사람이 공간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문화와 감성을 체득하는 ‘문화적 건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화·예술 기반 도시 전략은 비엔날레를 비롯한 문화정책과 연결된 하나의 플랫폼 개념”이라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수성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외부에서 찾고 머무르고 싶은 도시, 주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도시 프리미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구상이다.
끝으로 김 청장은 올해 수성구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밝혔다. 그는 “수성구는 남을 따라가는 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드는 도시가 되겠다”며 “미래 신산업을 키우고, 세계 수준의 교육도시로 도약하며,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 수성구의 다음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