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조기 이탈에 인력난 가중…비수도권 부담 더 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2곳 중 1곳이 고용허가제(E-9) 사업장 변경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조기 이탈이 빈번해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 중인 중소기업 3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력(E-9) 사업장 변경제도 개편 관련 의견조사’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외국인력 통합지원 TF 논의와 관련해 사업장 변경 제한 완화에 대한 중소기업 현장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 실시됐다.
조사 결과, 정부의 사업장 변경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응답 기업의 48.7%가 ‘현행 유지(초기 3년간 변경 제한)’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2년간 변경 제한 후 자유 이동 허용(31.6%), △1년간 변경 제한 후 자유 이동 허용(19.7%) 순으로 나타났다.
이미 현행 제도하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요구를 경험한 기업은 74.5%에 달했다. 변경 요구 시점은 입국 후 ‘1년 이내’가 71.4%로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3개월 이내’ 변경 요구가 34.6%로 가장 높게 나타나 조기 이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국 3개월 이내 변경 요구 비율은 비수도권이 37.8%로 수도권(29.5%)보다 8.3%p 높아,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 이탈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변경 제한이 완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영세 중소기업의 인력난 심화(61.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 항목은 비수도권에서 65.4%로 수도권(54.9%)보다 10.5%p 높게 나타나 지역 간 인력 수급 불균형 심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납기 준수 어려움 등 생산성 하락(54.2%), △도입·취업교육 비용 및 직무교육(OJT) 등 유·무형 손실 확대(43.5%) 순이었다.
다만 제도 완화가 불가피할 경우 필요한 보완 정책으로는 △이직자 발생 시 해당 기업에 E-9 인력 우선 선발(60.6%) △사업주 귀책 사유가 아닌 근로자 책임 이직에 대한 패널티 부여(59.5%)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기숙사 설립·운영비용 세액감면 등 지원 확대(45.3%) △근로자 사업장 변경 이력 공개(40.9%)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고용허가제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사업장 변경이 자유로워질 경우 영세 중소기업과 인구소멸지역의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인됐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 보호와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