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유전형 탈모 보험 적용에 대하여

등록일 2026-01-28 17:47 게재일 2026-01-29 18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유영희 인문학자

지난 12월 업무보고 때 이재명 대통령이 유전적 탈모에도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하자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부터 그 자리에서 바로 난색을 표했다. 그동안 원형탈모나 지루성 탈모 같은 질병으로 인한 탈모는 질병으로 간주하여 보험 급여 대상이지만, 유전적 남성형 탈모는 미용 목적이 강하다고 보험 적용을 안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 달이 지난 현재 보건복지부는 건강바우처 사업에 청년 탈모 치료도 포함하는 방안을 포함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바우처는 복지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 담긴 시범사업으로, 20~34살의 탈모인들이 분기별 1회씩, 1년에 4회 미만으로 의료를 이용했다면, 전년에 납부한 건보료의 10%(연간 최대 12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보험료만 내고 혜택을 못 받은 금액 중 일부를 바우처 형식으로 되돌려준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건도 까다롭고 금액도 적어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논란을 보다가 오래전 대학 동창 만난 일이 생각났다. 대학 졸업 후 20년이 넘어 만난 남자 동창들은 모두 변함이 없었는데, 유독 한 동창이 어색하게 모자를 쓰고 있었다. 군대 갔다가 심한 사고를 당했는데 그 후유증으로 심한 탈모가 와서 언제나 모자를 쓴다는 것이다. 대학 다닐 때 허물없이 지냈던 동창이라 장난삼아 모자를 건드렸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혹자는 우리 사회가 유난스럽게 외모에 민감하다며 드웨인 존슨이나 제이슨 스타뎀, 이연걸 같은 영화배우를 예로 들며 탈모인의 고민을 무시하지만, 일반인이 그들처럼 빡빡 밀고 다닌다면 어느 문화권이라도 호감형은 아닐 것이다.

유전이라서 질병이 아니라는 논리도 군색하고, 유전형 탈모 치료를 미용 목적이라고만 단정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유전형 탈모가 생존 문제라는 대통령의 인식도 심하다고 생각하다가 ‘털업’으로 활동하는 유튜버 최수호 씨가 가발 벗은 모습을 보니, 내 원형탈모가 보험 적용을 받은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10대 20대의 탈모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그들이 최수호 씨처럼 탈모가 심하면 정말 생존 문제처럼 느껴질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어떤 이는 탈모 인구가 1천만 명에 이르고, 10~30대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건강보험재정의 한계를 들어 반대한다. 그러나 고혈압 인구는 1천300만 명으로 의료기관 진료는 700만 명이 넘고 기대수명 증가로 30년 이상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혈압은 생명과 직결되고 탈모는 생명과는 상관없다는 큰 차이가 있지만, 고혈압은 인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만, 탈모를 방치하는 사람은 없다.

유전형 탈모에 보험 적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보험이 적용되면 탈모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뀔 것이고 그러면 약 먹기를 꺼리는 경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조기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니 의학적으로 질병의 기준을 세워 약에 한정하여 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공평한 처리라고 본다.

/유영희 인문학자

유영희의 마주침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