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우는 아이
이현승
소년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고
아이스크림은 녹아내려 소년의 소매를 적시고 있다
우리는 거리에서 노래하고
거리에서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마시고
거리에서 사랑을 하고 잠을 자고
그리고 거리에서 죽는다
서로의 몸속을 보여줄 만큼
거리는 이제 아주 사적인 공간이므로
투명인간들이 활보하는 거리에서
소년은 눈물을 훔친다
책상에 앉은 채 소변을 보았던,
그러고는 곧 학교를 떠났던 그 소년처럼
길에서 우는 아이
얼음 조각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아이
이 길 위에서 사라질 아이
………
통상 가면을 쓴 ‘군중 속의 고독’이 논해진다. 한데 위의 시는 이와 달리 거리의 군중은 ‘투명인간들’이라고 말한다. 거리는 “사랑을 하고 잠을 자”는 우리의 삶 자체가 이루어지는 곳이기에. 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려 울고 있는 아이는 어떤 투명한 슬픔을 보여준다. 그것은 “책상에 앉은 채 소변을” 봐서 학교를 떠나야했던 소년의 슬픔처럼,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사라져야 하는 존재자의 비애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