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한주새 2배 늘어 고령자·임신부 등 예방접종을 검사비 2000원~10만원 큰 차이 병원마다 달라 미리 확인해야
“단순 감기인 줄 알고 약만 먹고 버텼는데, 병원을 가보니 독감이라고 하네요”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심상치 않게 확산하며 고위험군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올해 독감 유행은 작년 보다 두 달가량 빠르게 찾아왔으며, 환자 발생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17일 질병관리청의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5주차(11월 2일~8일) 전국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 환자는 50.7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22.4% 급증한 수치이자, 작년 같은기간(4.0명)과 비교하면 무려 1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같은 증가세는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주 독감 증상 환자는 7~12세에서 1000명당 138.1명, 1~6세에서 82.1명 등으로 모두 전주 대비 2배 이상 폭증했다.
질병청은 독감 합병증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고령자, 어린이, 임신부를 중심으로 예방접종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임신부는 독감 감염시 산모 합병증 및 사산, 조산 위험까지 커진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임신부는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접종받지 않을 때 산모 뿐 아니라 태아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며 “모체 면역을 통해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므로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내년 4월 30일 무료 접종 기간 내에 반드시 접종을 완료해야 하며 항체는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독감이 빠르게 유행하면서 검사를 받으려는 환자가 늘고 있지만 독감 검사비가 병원마다 크게 차이나 혼란을 빚고 있다. 독감 확진에 쓰이는 인플루엔자 A·B 항원검사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다.
이모씨(40대·대구 남구)는 “감기에 걸려 독감 검사를 한 후 결제하니 3만 원의 검사 비용이 들었는데, 친구의 경우 5만 원이 들었다고 했다”며 “병원별로 검사 비용이 다른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음부터는 꼼꼼히 확인하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독감 검사비는 최소 2000원부터 최대 10만 원까지 무려 50배의 차이를 보였다. 환자들은 병원 방문 전 심평원 누리집 또는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검사비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 의료 전문가는 “독감 검사 비용이 의료기관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검사가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며 “사용하는 키트의 종류나 제조사, 성능에 따라 병원들이 책정하는 가격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의료기관의 종류나 지역적 특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