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리
바야흐로 히어로 과다의 시대이다
기꺼이 악당이 되기를 자처하면서도
정의사회를 수호하는 다크 히어로
다크와 히어로를 동시에 지닌 존재에게
대중이 열광하고 있는 건
사적 복수가 가능한 영웅이기 때문일까
히어로의 이름으로 행하는 과격한 응징 때문일까
악인이 악인을 단죄하고
악당이 악당을 처단하는 장면이 주는 희열
완벽하지 못한 히어로를 마주할 때 느끼는 우월감
죄의식 없는 악당의 자의식 과잉일지도 모를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영웅의 범법행위
그들이 넘나드는 경계선을 밤마다 훔쳐보듯이
위기의 순간마다 다크 히어로를 찾는
집단 카타르시스
그 틈 어딘가에 우리도 있을 것이다
….
왜 대중은 ‘다크 히어로’를 찾는 것일까. 그 요청은 법만으로는, 선만으로는 악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일 테다. 하나 시는 이 또한 카타르시스를 찾는 ‘우리’의 욕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사적 복수’를 단행하고 싶은 원한으로부터 비롯되는 바, 죄의식으로부터 도피하고 ‘자의식 과잉’을 즐기려는 욕망이라는 것. 즉 범법자를 단죄한다는 구실로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법에서 일탈하려는 욕망.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