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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분양 넘쳐도 내집 마련은 아득한 도시

등록일 2025-11-17 16:40 게재일 2025-11-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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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16일 발표한 2024년도 주거실태 조사에서 대구는 주택구입 부담이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의하면 작년 하반기 기준, 대구지역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주택가격 배수(PIR)는 6.7배다. PIR은 가구가 소득을 전액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택 구입에 소요되는 기간을 뜻한다. 다시 말해 대구시민은 평균적으로 모든 소득을 약 6.7년 정도 모아야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것.

PIR지수로 보면 대구는 전국 시도 중 서울(13.9배), 세종(8.2배), 경기(6.9배)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도시다. 대구 사는 직장인들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7년을 모아야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내집 마련의 꿈을 사실상 포기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반면에 이번 조사에서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86%나 나왔다. 그들은 주거지원이 필요하다(38%)와 지원방법에는 주택구입자금 대출(32%)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높은 집값에도 다수의 사람들은 내집 마련에 대한 의지를 여전히 강하게 가지고 있음도 드러났다.

내집 마련은 모두에게 평생의 꿈이다. 주거가 안정되면 직장생활이 안정되고 자녀 양육에도 큰 도움을 준다.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은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수단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서울처럼 지나친 집값 상승은 빈부격차를 키우고 사회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 주택정책이 중요한 것은 주택이 가진 재화적 특성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을 유발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는 경제 통계로 보면 잘사는 도시는 아니다. GRDP가 30년째 꼴찌다. 경제적으로 신산업 등이 유입돼 도약을 희망하고 있으나 정책이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찾아 대구로 오는 젊은이가 잘살지도 못하는 도시에 주거비까지 높다면 오던 발걸음을 멈출 것이다. 대구의 집값이 왜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도시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대구시가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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