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지난 11일 대통령실 출입 지역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K-팝, K-컬처와 연계한 K-관광을 본격화하려면 각 지역 국제공항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방 공항 활성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공감 가는 말이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대통령실에서 “무분별한 지방공항 추진에 제동을 걸겠다“고 발표한 바로 하루 뒤 나온 내용이어서 더 주목받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방공항의 적자상황을 열거하며, “지방정부가 공항 개설로 인한 혜택을 누리지만 건설이나 운영 과정에서 책임은 부담하지 않는다”면서 “비용분담 개선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했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대통령실의 이러한 입장이 현재 추진 중인 울릉공항과 TK신공항 건설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다. 재정여건이 취약한 지방정부를 향해 공항건설 비용을 운운하는 것은 지방공항을 짓지 말라는 의미와 같다.
김 위원장은 강 비서실장의 발언과 관련해선 “아직 정부 전체 차원의 입장이 합의된 건 아니고 대통령실과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본처럼 한국도 비수도권까지 K-콘텐츠 혜택을 보려면 반드시 지방공항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취임 30일과 100일 기자회견, 지역별 타운홀미팅에서도 ‘지역 균형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언급했다.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예산 배정에 가중치를 두거나 모든 사업에 균형발전평가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대통령이 직접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생각처럼 수도권 일극주의를 타파하고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선 지방공항은 반드시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이다. 특히 TK신공항의 경우 영남권 경제성장은 물론 유사시 국가방위전략 차원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자본이다. 느닷없이 적자 타령을 하며 지방공항 건설에 제동을 건 대통령실의 발표에 김경수 위원장이 즉각 이의를 제기한 것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