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원천기술 기반 CCU 스타트업 ‘바이오컴’··· 합성 계면활성제 없이 베이킹소다 고함량
포항공대(POSTECH)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한 기술벤처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제조한 베이킹소다 주방세제를 국내 최초로 시판에 나섰다.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일상 소비재로 상용화한 사례로, 친환경 세정제 시장에 변화가 기대된다.
CCU 전문기업 ㈜바이오컴(대표 최희승)은 자체 개발한 이산화탄소 자원화 공정으로 생산한 고순도 베이킹소다를 주성분으로 한 주방세제 ‘소다랩(Sodalab)’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정식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은 합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베이킹소다와 식물성 세정 성분을 중심으로 조제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베이킹소다의 상당 부분은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기존 제조 공정에서는 고온 소성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폐기물이 발생해 환경 비용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바이오컴은 이산화탄소를 직접 원료물질로 전환하는 친환경 촉매 공정을 도입해 제조 단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부하를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회사 측은 “소다랩은 단순한 주방세제가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다시 자원으로 되돌리는 ‘탄소 순환형 소비재’”라며 “합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아 하수 방류 시 수생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즉, 온실가스 감축과 수환경 보호를 동시에 겨냥한 ‘환경 실천형 생활제품’이라는 의미다.
바이오컴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실험동에 입주해 있으며,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황인환 교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2018년 설립됐다. 이후 포스텍기술지주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원천기술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
회사의 핵심 기술은 탄산무수화효소(생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물 속에서 빠르게 탄산염 형태로 전환시키는 촉매 반응을 응용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고효율 CO₂ 포집 공정 △대기 직접 포집 장치(DAC, Direct Air Capture) △식물 기반 탄산무수화효소 대량생산 플랫폼 △CO₂ 기반 소재·소비재 제품군 등으로 연구·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최희승 바이오컴 대표이사(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연구조교수)는 “소다랩은 ‘씻는 행위’ 자체가 환경 보호로 이어지는 생활형 탄소 감축 제품”이라며 “탄소 저감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 완성도와 생산 역량을 꾸준히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의 한 경제전문가는 “포항 산업구조에서 가장 취약한 최종소비재의 생산이 지역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이와 같은 사례가 앞으로 확산되어 생산-유통-소비의 공급망을 분야별로 갖춘다면 포항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