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해수부, GPS 전파 교란 대비 ‘지상파항법(eLoran)’ 국제 공조 본격화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1-11 10:44 게재일 2025-11-12 6면
스크랩버튼
한·영·프 3국 표준화 워킹그룹 첫 회의··· 서해권 시범체계 국제표준 연계 모색
Second alt text
해양수산부가 GPS 전파 교란 위험 상황에 대응해 지상파 기반 대체항법체계(eLoran) 분야의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 사진은 영덕 구계항에서 어선이 출발하는 모습.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해양수산부가 GPS 전파 교란 위험이 상시화되는 상황에 대응해 지상파 기반 대체항법체계(eLoran) 분야의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 해수부는 11일부터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영국·프랑스와 ‘제1차 국제 eLoran 서비스 표준화 실무단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3개국 정부와 연구기관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해 정책·기술 협력, 표준화 전략 등을 논의한다.

eLoran은 지상에 설치된 송신국 3개 이상에서 100kHz 대역의 고출력 전파를 방사하고, 이를 수신하는 기기가 도달 시간을 계산해 위치·항법·시각(PNT) 정보를 도출하는 체계다. GPS 신호는 2만km 상공에서 내려오는 초미약 전파이므로 재밍(Jamming)·스푸핑(Spoofing) 등 전파교란에 취약하지만, eLoran은 저주파 장파 신호 특성상 간섭 영향이 거의 없어 GPS의 실질적 ‘백업 항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치 정확도는 약 20m 이내, 시간 동기화는 10⁻⁷초 수준까지 지원 가능하다.

최근 흑해, 중동, 동해·서해 등에서 군사·전략적 목적의 GPS 교란이 빈번해지며 IMO·ICAO·ITU 등 국제기구는 올해 공동성명을 통해 지속 가능한 PNT 보완체계 구축을 각국에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서해권 항로에서 GPS 수신 이상으로 항로표지가 사라지거나 선박 위치가 한 지점으로 몰리는 현상이 관측되는 등 안전 운항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해수부는 이번 논의를 통해 △eLoran 신호·수신기·시간동기 표준화 전략 △정기 협의회 구성 △기술 검증 교차실험 확대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또한 우리나라가 서해권에 구축해 운영 중인 eLoran 시범 서비스를 소개하고, 인천항에서 실선 시연을 실시해 3국 간 상호운용성 논의를 가속한다.

영국은 이미 자국 연안에 eLoran을 부분 적용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파리천문대를 중심으로 시각 동기·항행정보 연구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은 2013년부터 영국과 기술협력 MOU를 체결하고 시스템 설계 및 실증을 이어온 만큼,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주도 표준화 얼라이언스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성용 해수부 해사안전국장은 “eLoran 협력의 첫 공식무대가 마련된 만큼 한국이 ‘대체 항법 체계 국제 표준화’의 선도국으로 자리잡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GPS 의존도를 낮추고 해양·항만·물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항지역의 한 전문가는 “포항·울산 항만은 원료부원료 해상운송 비중이 높아 GPS 교란 시 정박·접안 안전 리스크가 크다”며 “eLoran 적용은 접안지점 오차 감소 → 정박·하역 일정 안정 →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의 실증 시험 영역을 포항항을 중심으로 동해안권에도 조기에 설치 운영되도록 지자체 등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덧붙여 “GPS 교란 시 조업 위치와 귀항 경로 이탈 위험이 커지므로 eLoran은 실제 생명·조업권 보호 수단이므로 연근해 어선·수산 물류 종사자 안전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경제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