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은 주력제품이 레드오션(red ocean)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오션은 많은 경쟁자로 인해 시장이 포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 경쟁력 인식 및 신사업 추진 현황’ 조사에서, 10곳 중 8곳이 주력제품 시장이 레드오션에 진입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섬유(92.9%), 자동차부품(89.5%), 기계·금속(82.5%) 업종의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졌다.
응답 기업의 57.0%는 자사 핵심 제품이 시장 포화 상태인 ‘성숙기’에, 26.3%는 ‘쇠퇴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성장기’(14.0%)와 ‘도입기’(2.7%) 응답은 저조했다. 향후 5년 내 주력 제품 경쟁력에 대해 38.0%가 ‘약화’를 예상한 반면, ‘강화’ 전망은 28.5%에 그쳤다.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생산비용 상승(61.8%) △수요 감소(41.2%) △공급 과잉(36.8%) △인력난(10.3%) 등을 꼽았다.
특히, 대구지역 제조기업 3곳 중 2곳은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역기업의 63.7%가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기계ㆍ금속(70.0%), 섬유(67.9%), 자동차부품(60.5%) 등 주력산업에서 이러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로는 △시장성·사업성 확신 부족(43.0%) △아이템 부재(24.6%) △자금 부족(23.7%) △전문인력 부족(8.7%) 등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60.9%의 기업이 비수도권 기업이라는 지역적 제약을 체감하고 있으며,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47.7%) △자금 접근성 부족(19.3%) △인프라 미흡(17.4%)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지역 제조기업 경쟁사는 해외 보다 국내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가 국내에 있다는 응답이 67.0%, 해외에 있다는 응답이 33.0%였으며, 해외 경쟁사는 중국기업이 7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20.3%), 베트남(16.9%), 미국(11.9%) 순이었다.
이상길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대구 제조업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지만, 미래차·로봇·의료기기·첨단소재 등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산업 구조를 첨단화하고,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 대전환 정책을 실현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 제조업은 섬유 중심에서 기계·금속(35.8%)과 자동차부품(16%) 중심으로 전환되었으나, 대기업 부품기지 역할에 머무르며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