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대신 정원과 과수원에서···진심이 빛난 11가지 이야기 경북도, 작은 결혼식 문화 확산 위한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사업 지속 추진
개성을 담은 결혼문화 확산을 위해 경북도가 진행한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에서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북도는 지난 7월 23일부터 두달간 개최한 공모전 출품작 심사결과 총 31건의 수상작을 선정해 6일 발표했다.
이들 중 11건의 ‘사례분야’ 수상작들이 ‘따뜻한 결혼 이야기’로 주목받았다. 대상은 예천에 거주하는 김두현씨의 ‘내가 사는 식물원 속 작은 결혼식’에 돌아갔다. 김씨는 부모님이 30년간 가꾼 ‘신라식물원’에서 직접 버진로드와 장식을 꾸미며 자연 속에서 의미있는 시작을 만든 사연을 올려 공모전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영주의 사과과수원에서 열린 결혼식과 구미의 레스토랑 ‘삐에노’에서 진행된 축의금 없는 결혼식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과꽃 향기 속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만든 결혼식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되살렸다. 11년에 걸친 연애 끝에 올린 따뜻한 레스토랑 결혼식은 부모님의 이해와 응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울릉도에서 귀촌한 한 부부는 결혼식장이 없어 대피소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결혼식을 준비했다. 호박엿 공장의 도움으로 만든 ‘호박 버진로드’, 직접 빚은 막걸리, 털머위 꽃 장식 등 울릉도의 정서가 담긴 결혼식은 공동체의 힘을 보여줬다.
도고 교원연수원 잔디밭에서 1박 2일 가족축제로 진행된 결혼식, 경주 복지회관에서 정책지원을 받아 셀프 청첩장을 제작한 결혼식, 교회에서 주변의 협력으로 완성된 결혼식 등도 눈길을 끌었다.
또 코로나사태때 가족 친지 70명과 함께한 ‘구름에’ 결혼식, 예천천문우주센터에서 지인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된 합리적 결혼식, 딸랑 220만원으로 진행한 ‘아뜰리에 르 블루’ 결혼식, 상주 경상감영공원에서 부부의 추억을 담아 직접 준비한 결혼식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작지만 오래 빛나는’ 결혼의 의미를 되새겼다.
공모전은 장소분야 수상작도 선정했다. 대상은 접근성과 편의성, 실내외 예식이 모두 가능한 공간 구성, 높은 활용성 등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경북 안동시 남후면에 있는 ‘토락토닥’ 카페가 선정됐다.
편의시설과 실내외 공간이 잘 갖춰진 상주 ‘명주정원’, 한옥 특유의 편안함이 살아 있는 성주 ‘청천서원’, 넓은 잔디광장과 편의성을 갖춘 의성 ‘어울마실’은 최우수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도는 수상작을 SNS와 주요 행사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예비 신혼부부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군에 안내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민간 예식장이 아닌 장소에서 양가 합산 100명 이하의 결혼식에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하는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사업도 함께 운영한다.
최순규 경북도 저출생대응정책과장은 “관행적인 결혼문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고, 마음으로 축하해주는 작은 결혼식 문화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