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클라인의 현대작품 ‘요동치는 바다’ 한국 초연···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독일 함부르크의 명문 오케스트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이하 NDR 엘프필)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10년 만의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함께 하는 이번 무대는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NDR 엘프필은 1945년 북서독일 방송교향악단으로 출발해, 1956년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북부 독일의 대표적인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에는 함부르크 항구에 개관한 세계적 공연장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의 상주 오케스트라로 선정되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공연은 2015년 첫 내한 이후 10년 만의 한국 방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국내 관객과 다시 만나는 뜻깊은 자리다.
지휘는 NDR 엘프필의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가 맡는다. 그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으며, NDR 엘프필과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수석 객원 지휘자로 호흡을 맞춰왔다. 2019년부터는 공식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이번 무대는 2014년 뉴욕 필하모닉과의 내한 이후 11년 만의 한국 공연이기도 하다.
협연자인 조슈아 벨은 약 40년의 연주 경력을 자랑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다. 2023/2024년 시즌 NDR 엘프필의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음악감독으로도 활약 중이다. 소니 클래식 전속 아티스트로서 40장이 넘는 앨범을 발매하며 그래미상·머큐리상·그라모폰상·오푸스클래식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 장조 작품번호 77’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고향인 함부르크를 기반으로 하는 NDR 엘프필과의 협연은 단순한 연주를 넘어선 음악적 순례로서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현대 영국 작곡가 안나 클라인의 작품 ‘요동치는 바다, 2018’의 한국 초연으로 막을 연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주제로 한 이 곡은 강렬한 감정적 울림으로 현대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어 2부에서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 d단조 Op.70, B.141’가 연주된다. 체코 민족주의적 정서와 낭만적 서정이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극적인 구성과 서정적인 선율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NDR 엘프필의 한국인 정단원 3인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제1바이올린 전하림(2011년 입단), 비올라 김영도(2016년 입단), 플루트 수석 한여진(2023년 입단)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들의 연주는 또 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