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대학교가 개교 74년 역사상 처음으로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하며 지역 문화예술계의 거목인 김삼일(84) 전 대경대 석좌교수를 추앙했다. 김 교수는 평생 연극과 교육, 언론 분야에서 헌신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영예를 안았다.
지난 6일 포항대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김 교수는 명예졸업증을 받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1964년 포항대에 입학했으나, 같은 해 발생한 6·3 한일회담 반대 시위 관련 경찰 조사로 학업을 중단하고 제적된 아픈 과거가 있다. 김 교수는 “학업 의욕을 잃었던 시절의 상처가 오늘 완전히 치유된 기분”이라며 감격을 전했다.
대학 측은 “김삼일 동문은 문화예술 발전과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친 인물”이라 평가하며, 그의 대통령상과 이해랑연극상 수상으로 입증된 예술적 성취와 지역 사회에 남긴 족적을 기리기 위해 명예졸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명예졸업증서에는 “언론·교육·예술 현장에서 대학의 명예를 드높인 자랑스러운 동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1942년생인 김 교수는 1963년 KBS 포항방송국 성우로 시작해 1964년 극단 ‘은하’를 창단하며 연극계에 입문했다. 그는 ‘대지의 딸들’, ‘별은 밤마다’ 등 총 169편의 작품을 연출했고, 1983년 한국연극예술상, 2004년 이해랑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리얼리즘 연극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극단 은하는 1983년 포항시립극단으로 계승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며, 김 교수는 대경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포항연극 100년사’를 집필해 영남지역 연극사 연구에 기여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200여 편의 연극에 출연·연출하며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홍해성연극상 등을 수상했고, 지역 연극 활성화 공로로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연극인상’을 받았다.
포항대는 “김 교수의 업적은 단순한 개인적 성취를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그가 제적된 후에도 굴하지 않고 예술 외길을 걸으며 포항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