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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현대의학-교육·진료 조화 이루는 새 패러다임 ”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05-25 15:36 게재일 2025-05-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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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변준석 대구한의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대구한의대한방병원 혁신도시 이전… 첨단 의료 환경 대폭 강화
내과·중풍재활·척추관절·안면마비·여성소아 등 7개 전문센터
영상의학·소화기내과 등과 협진 MRI ·CT로 치료 정확성 높여
스마트시스템 도입해 조제 오류 줄이고 친환경 인증 약재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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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학교 변준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장은희기자

“대구 동구에서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 산업화를 통해 국민 건강에 실질적으로 기여겠습니다.”

변준석 대구한의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근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 개원한 대구한의대한방병원에 대해 “한의학과 현대의학이 융합된 통합의료의 거점이자, 교육과 진료, 연구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한의학의 미래를 실현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은 이번 이전을 계기로 첨단 의료 환경과 진료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내과·중풍재활·척추관절·안면마비·여성소아 등 7개 전문센터를 중심으로,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소화기내과, 가정의학과 등과 협진 체계를 구축해 정밀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변 원장은 “한의학은 이제 전통 의학에 머물러선 안 된다. 과학적 기반과 현대 기술을 결합해 시대가 요구하는 의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오기 쉬운 병원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라며 "병원 인근에 도시철도역이 생겼고, 다양한 버스 노선도 확보했다. 스마트 예약 시스템도 도입해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변 원장은 병원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한약 조제 시스템 도입도 강조했다. 복잡한 탕전 과정을 자동화해 조제 오류를 줄이고, 친환경 인증 약재를 사용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모든 약재는 전담 한약사의 관리 아래, 전문의 교수진이 직접 처방한다.

그는 “한의학은 ‘미병이치병(未病而治病)’, 즉 병이 나기 전에 다스린다는 철학을 가진다. 환자의 체질, 생활습관, 심리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전인적 접근이 바로 한의학의 힘”이라고 말했다.

변 원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이라크 해외 의료봉사를 꼽았다. 이라크 정부가 한국 드라마 ‘허준’을 보고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직접 의료진 파견을 요청해온 것이다. 

변 원장은 “당시 배우 전광렬 씨(드라마 주연, 대구한의대 홍보대사)와 함께 봉사단을 이끌고 현지를 방문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과 신뢰를 현지에서 체감했다”며 “진료 마지막 날, 전국에서 몰려든 환자들이 병원 앞에 수백 명씩 모여 있었다. 그걸 보는데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외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은 한국의 전통 의학이 K-뷰티, K-콘텐츠 못지않은 ‘K-의료’로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2011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한방의료체험센터를 개소하고, 약선식 체험식당 및 국제진료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변 원장은 국제동양의학회(ISOM) 고문을 맡아 글로벌 의료인과 지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은 미국, 일본, 중국 등지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2000명 규모의 국제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북경 의과대학 등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한의학의 진단 체계에 대해 묻자 “한의학은 ‘인체는 소우주’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며 “체형·체질이 달라도 진단의 원리는 통한다”며, 진맥에 대해선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면 안다. 맥도 마찬가지”라며 “한의학이 감각적 관찰과 통합적 판단을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환자 진료에 통역 등 어려움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엔 “의학용어는 공통되고, 국제 SCI에 논문이나 발표를 하려면 영문으로 다 번역을 해서 제출해야 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실력이 다 갖춰져 있다"며 "오히려 한의대생들은 영어뿐 아니라 한문까지 익혀야 하기 때문에 언어적 역량도 더 높다”고 답했다.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은 협진 체계를 통해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등과 함께하는 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첨단 MRI 및 CT 장비를 통해 치료의 정확성을 높였다.

변 원장은 “현대의학의 기기 진단과 한의학의 체질적 치료가 결합되면 훨씬 정밀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암환자나 항암치료 후 체력이 저하된 분들에게 한방치료는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캠퍼스 개교와 한방병원 이전 개원은 교육, 의료 인프라 확장에 그치지 않고 대구·경북을 넘어 국가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앞으로 국민 건강증진과 한의학의 대중화,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변준석 원장은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과 자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교수이자 한방내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또 그는 제48회 보건의 날 대통령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며 한의학 발전에 기여해왔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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