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사레 파베세 (김운찬 옮김)
밤도 당신을 닮았다.
깊은 가슴 속에서
소리 없이 우는 머나먼 밤,
피곤한 별들이 지나간다.
(중략)
밤은 괴로워하고 새벽을 열망한다.
소스라치는 불쌍한 가슴.
오, 닫힌 얼굴, 어두운 고뇌여,
별들을 슬프게 만드는 열기여,
말없이 당신의 얼굴을 살펴보면서
당신처럼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닫혀 있는 죽은 지평선처럼
당신은 밤 아래 길게 누워 있다.
소스라치는 불쌍한 가슴,
머나먼 언젠가 당신은 새벽이었다.
체사레 파베세는 2차 세계대전 전후에 활동한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작가. 위의 시는 한국처럼 서구에서도 ‘당신-님’이 시의 기둥이 되어왔음을 알게 해준다. 위의 시에서 당신은 밤과 같다. “피곤한 별들이 지나”가고, “깊은 가슴 속에서/소리 없이 우는”, “닫힌 얼굴”의 “어두운 고뇌”로 가득한 밤. 그래서 “새벽을 열망”하는 밤. “당신처럼 새벽을 기다리는” 시인은, 하나 “언젠가 당신은 새벽”이 될 것을 믿는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