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성
언덕을 넘어서면 거대한 도시가 있다
거대한 도시는 웅장한 탄생을 기다린다
거대한 도시는 웅장한 숨을 쉬고 있다
거대한 도시는 한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다
거대한 도시는 엄청난 고통과 죽음과 탄생이 숨어 있고
거대한 도시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다른 음모를 꿈꾸고 있다
거대한 도시는 거대한 세상을 향해 무섭도록 돌진한다
공룡 속 같은 거대한 도시,
거대한 도시는 수많은 여자와 남자와 수많은 거물과 음악과 수많은 희로애락이 숨어 있다
거대한 도시는 밤새 잠들어 있던 도시를 깨운다
거대한 도시는 용트림하듯 도시에서 나온다
거대한 도시는 다시 반란의 꿈을 꾼다
…
위 시의 언덕 너머 ‘거대한 도시’는 바로 우리가 사는 도시 안에 있는 것일 테다. 도시가 가진 잠재성-‘웅장한 숨’-이 거대한 도시인 것이다. 우리가 지나치며 사는 도시의 잠재성, 그것은 수많은 이들의 “고통과 죽음과 탄생이 숨어 있”는 곳에 존재한다. 그 잠재성은 현재의 도시에서 용트림하며 나와 도시의 잠을 깨운다. 그 잠깸은 역설적으로 “웅장한 탄생을 기다”리며 “다시 반란의 꿈을” 꾸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