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투자리딩사기·로맨스스캠···경찰, '해외 본거지 타격' 자금세탁 조직원 6개월 만에 프놈펜 은신처서 검거 60억대 온라인 사기 벌인 26명 검거···12명 구속
대구경찰청 ‘상선수사전담반’이 캄보디아 현지 로맨스스캠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경찰은 26일 현지에 거점을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60억 원대 온라인 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 등)로 총책 A씨(26)를 포함한 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해당 조직 국내 자금세탁책 등 1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해외 범죄조직의 ‘상선(총책)’까지 해외 현지에서 직접 검거한 것은 전담반 출범 이후 첫 성과로 평가된다.
상선수사전담반은 지난 3월 신설된 뒤 보이스피싱·투자리딩사기·로맨스스캠 등 모든 유형의 피싱 범죄를 통합 수사하며 ‘해외 본거지 타격’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캄보디아·태국·베트남·중국 등 해외 거점 6개 조직을 적발하고 총 48명(구속 29명)을 검거했으며, 인터폴 적색수배자는 9명에 달한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5월까지 SNS를 통해 조건만남 광고를 무작위 발송해 피해자 136명으로부터 총 64억 10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회원 가입비’, ‘쿠폰 발급비’, ‘복구비’ 등을 명목으로 금전을 송금받았으며, 일부는 다른 캄보디아 피싱 조직의 자금세탁까지 수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은 캄보디아 목바이 지역 범죄단지 내에서 사무실과 숙소를 일체 운영하며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한국인 총책 A씨는 상담원 모집·관리, 계좌 명의자 모집, 국내 자금세탁 총괄 역할을 했고, 중국인 공동 총책은 단지 전체 관리와 조직 운영비 조달을 맡았다. A씨는 이후 프놈펜 고급 주택단지로 거점을 옮겨 독자적 조직을 운영하며 다른 피싱 조직의 자금세탁까지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자금세탁 조직원 검거로 수사망이 좁혀지자 A씨는 올해 4월 캄보디아로 재도주했지만, 대구경찰의 현지 출장 조사와 한국대사관·캄보디아 경찰과의 공조 끝에 6개월 만에 프놈펜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강제추방 조치로 지난 15일 국내로 송환된 A씨를 포함해 조직원 다수는 20대 청년들이다. A씨가 지인들을 범행에 포섭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병우 대구경찰청장은 “해외 거점까지 추적해 피싱 범죄의 뿌리를 뽑겠다”며 “특히 고수익 알바, 해외 취업 등을 미끼로 청년층을 범죄에 끌어들이는 조직이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