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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신한의 핵심 경쟁력” 진옥동 확신 무너뜨린 신한은행 금융사고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5-03-07 15:27 게재일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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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직원 3년간 횡령, 17억원 규모로 파악돼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

신한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만 두번째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어느때보다 강하게 내부통제를 강조한 터라 두 번의 금융사고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자체감사에서 서울 한 지점 직원인 A씨가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6일 이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신한은행이 파악한 횡령금액은 약 17억원으로 A씨는 3년여에 걸쳐 횡령을 저질렀다. 향후 조사에 따라 A씨 횡령 규모는 초기 알려진 17억원보다 많을 수 있으며, 최대 수백억원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A씨는 사표를 내고 연차 소진 중이며 잠적한 상태로 알려진다.

A씨는 수출입 기업의 대금이 오가는 금융 계좌인 수출입 무역 어카운트를 담당하며 현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돈을 빼내고 일부를 다시 넣는 식으로 횡령 사실을 감춰왔고, 신한은행은 3년 동안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내부 시스템의 허점과 더불어 신한은행을 이용하는 피해 기업이 이를 먼저 알고 신한은행에 사실확인을 요청했다는 점 등에서 신한은행 내부통제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번 금융사고는 지난 2월 발생한 금융사고에 이어 올해만 두번째라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로 19억 9800만원의 금융사고가 났다고 공시했다. 이는 세종시 대규모 대출 사기 사건 피의자들이 여러 은행에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불법대출을 받으며 발생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대출 당사자 확인절차, 서류 확인 절차 등에서 미흡해 금융사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일었다.

무엇보다 두 번의 금융사고는 그동안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적은 금융사고를 강조해왔던 신한은행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지주와 은행 최고 경영자들이 내부통제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보여왔기에 신한은행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후 ‘일류 신한’을 주창하며 무엇보다 ‘업의 윤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윤리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자 포럼 및 내부 행사 등에서 여러차례 내부통제 의지를 다져왔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는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까지 표명한 바다.

당시 신년사에서 진 회장은 올해 추진해야 할 전략 방향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꼽으면서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달아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진 회장이 내세운 신한의 핵심 경쟁력은 힘을 잃었다. 

정상혁 은행장도 진 회장과 마찬가지로 내부통제를 강조했다. 정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최근 금융권에서 각종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며 내부통제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면서 “빈틈없는 내부통제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요소인 만큼 2025년을 내부통제체계 완성도를 높이는 한해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 역시 올해 신한은행의 전략목표 중 하나로 내부통제를 지목했던 바다. 정 행장은 신한은행의 2025년 전략목표 세가지로 본업의 가치 혁신,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래준비, 내실있는 성장을 뒷받침하는 견고한 체질을 제시하며 견고한 체질을 위해서는 빈틈없는 내부통제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요소라며 “2025년을 내부통제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해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무구조도를 통해 한층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초에 해당하는 2월과 3월, 연달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진 회장과 정 행장의 내부통제 강화 의지에 먹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최근 2년여 동안 다른 은행들보다 금융사고가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면서 “때문에 내부통제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이 있었을 테고 경영진 역시 이를 강조해왔지만 이번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결국 신한은행도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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