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아이히(김광규 옮김)
일어서라, 일어서라!
우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별들의 그림자와 함께 소식이 왔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처럼 가야 할 시간이다.
그들은 달빛의 엄호 아래 그들의 갈 길을 정하고
집들을 비웠다. 달은 별로 힘이 없지만.
우리의 언어는 침묵에 의하여 기록된다.
운하의 수문이 가늘게 틈을 내며 열린다.
도로표지판이 방향을 바꾸었다.
우리가 사랑의 이정표를 기억한다면,
水面 위에서 그리고 눈보라 속에서 읽을 수 있으리라!
전후의 독일 시인 귄터 아이히의 시. 세상은 전위만 찬양하지만 후위의 삶도 있는 것. 후위의 언어는 “침묵에 의하여 기록”되고, 그들 “사랑의 이정표”는 “눈보라 속에서”나 읽을 수 있지만 말이다. 하나 세상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후위도, 일어서서 집들을 비우고 “다른 사람들처럼 가야” 할 때가 있다. “별로 힘이 없“는 달빛 아래에서라도. 결국 이 후위의 움직임이야말로 세상을 바닥에서부터 변화시킨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