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머리가 춤을 춘다 금암초등학교,
중앙여중, 대학문에
걸린 얼굴이 내려다본다
환한 빛에 갇힌 젊은 날들이다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두근거리는 기대가
스크린 앞에 그는 서 있다
‘박재된 환영이 되어버린’
갇힌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어
꿈은 바스러지고
쌓았던 기대가 넘어지면
조그만 손가락으로 그리던
이게 뭐지?
그때 보여준 환한 웃음이
나이가 지긋해진 이들이라면, “환한 빛에 갇힌 젊은 날”을 추억할 때가 많을 것이다. 특히 “꿈은 바스러지고/쌓았던 기대가 넘어지”고 만 이들은 더욱 그럴 테다. 이제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이들. 필자 같은 이 같은. 환영은 박제되어 버렸고 “두근거리는 기대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게 된 삶. 다만 미래를 가졌던 시절을 추억하는 삶. 그러나 추억이 다시 미래를 세울 수 있지도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갖는 삶.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