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올리버(민승남 옮김)
넌 아주 단순한 글을/ 쓰고 싶어,/ 사랑에 대해/ 고통에 대해/ 당신이 읽으면서/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읽는 내내/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내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일 수 있도록,/ 내 글은 나만의 유일한 것이지만/ 당신의 마음으로 들어갈 테고/ 그리하여 결국/ 당신은 생각하겠지,/ 아니, 깨닫게 되겠지,/ 그동안 내내/ 당신 자신이/ 그 단어들을 배열하고 있었음을,/ 그동안 내내/ 당신 자신이/ 당신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이야기하고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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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타계한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 제목에서 시인은 “단순한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는데, 이 시 역시 단순하게 진술되어 있다. 하나 시의 힘에 대해 명료하게 전달하면서 “가슴으로 느”껴지는 발견을 주는 시. 시는 시인의 “유일한 것”이지만, 그것은 독자의 마음으로 들어가 독자 자신이 시의 단어들을 배열하도록 이끈다. 그럼으로써 독자는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