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이
발이 닿지 않아서
바닥이 사라져서 좋습니다
흔들려서
흔들리기 좋아서
한시도 멈추지 않아서
멈출 수가 없어서
앞으로 뒤로 꼭 그만큼만 가고
그만큼만 돌아와서
물러나도 더 물러설 수 없어서
물러난 곳이 하늘이어서
공중에 매달려서
날 수 있어서
아주 잠시 나비가 되어서
아이가 되고 놀이가 되고
구름이 되어서
그리고 지상에 닿았을 때
잠시, 어지러워서 좋습니다.
땅에 “발이 닿지 않”고 싶을 때가 있다. “나비가 되”거나 “구름이 되어서” 말이다. 이는 아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위의 시는 이 마음을 그네 타기를 통해 매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른은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산다. 하지만 앞뒤로 흔들리는 그네를 타면, 어른들도 하늘로 잠시나마 물러서서 “공중에 매달려서/날 수 있”게 해준다. 우리에게 황홀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