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경 이원동 부채그림전…20일부터 토마갤러리
“예로부터 부채는 단순한 생활 용구가 아니라 신분의 상징이자 소통의 방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비들은 부채 바람을 ‘인풍(仁風)’이라고도 했습니다. 옛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 들어있는 격조 높은 예술의 향기가 세월이 가더라도 여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채 그림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인화 대가 석경 이원동 부채 그림전이 20일부터 27일까지 토마갤러리(중구 대봉동)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홍매, 묵난, 황국, 풍죽 등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를 비롯하여 여름철 부채 전시에 걸맞은 능소화, 장미, 석류 등 여름 화초 250여 점을 선보인다.
지난 3월 개최한 문인화전의 ‘모듬 전시회’ 형태로 열리는 부채전에서는 요철(凹凸)로 인한 화면의 한계로, 꾸밈을 배제하고 합죽선에 담묵을 일획으로 그어 내린, 활달한 필치의 문인화 진경을 맛볼 수 있다.
작가는 “문인화의 격조에 맞는 화제(畵題)를 한글과 한문으로 직접 담아냈다”며 “먹물의 번짐 효과를 활용해 추상성을 가미했고, 일부 채색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토마갤러리 유지숙 관장은 “문인화 외길만 걸어온 석경 이원동 작가의 이번 부채전이 글과 그림을 아우르는 문인화의 세계에 시민들이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재 서병오, 죽농 서동균에 이은 천석 박근술에 사사하여 대구 서예의 큰 줄기를 이어가는 석경 이원동은 37세에 첫 전시회를 연 이후,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