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수 1000만의 먹방 유튜버, 쯔양이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에서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전 남자 친구이자 회사 대표로부터 폭행과 협박, 착취를 4년 간이나 당했다는 내용이다. 헤어지자는 말이 악몽 같은 생활의 시작이었다. 몰래 촬영한 동영상으로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온갖 험한 일을 시켰으며, 폭행은 4년간이나 지속되었다.
불행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전 남자 친구가 다른 유튜버들에게 영상을 퍼뜨리며 또 다른 2차 가해가 시작되었다. 앞에서는 정의를 말하던 유튜버들이 쯔양을 협박하며 돈을 뜯으려 하였다. 실제 수천만 원의 돈을 뜯은 유튜버도 있었다. 여러 유튜버에게 건네진 자료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서로를 잡아먹어야만 살아가는 동물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신문을 펼치면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묻지 마!’ 폭행,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은 사람이 무엇인지를 되묻게 한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표출하는 이들의 행동은 무엇을 말하는지 알 길이 없다. 왜 이렇게 상대에게 해를 가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인지? 다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자신과 조직의 이익만 추구하는 국회의원들의 행동을 아이들에게는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지라도 끌어내리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승자라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려는 태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사회를 날마다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말끝마다 국민팔이를 하는 그들의 상투적인 말에 이제는 텔레비전을 끈다.
사회 문제는 쌓여가는데 누구도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 언론과 정치인은 우리 사회를 쳐다보기나 하는 것인지. 학생 화해를 중재하는 교사를 아동 학대로 신고하며,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보다 무조건 자식만을 대변하는 학부모들이 넘친다. 이제는 학교 문제를 경찰이 와서 해결해야만 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모든 것을 말로 해결하기보다는 고소와 고발로 상대를 압박한다.
협박과 폭력으로 남의 돈을 갈취하는 사람과 그런 아픔을 당하면서도 남을 위해 손을 내미는 사람. 극단의 두 사람을 보면서 서로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 수는 없는지 생각한다. 고소와 고발이 아닌 상대를 위한 배려와 다정한 말로 감싸줄 수는 없는지. 우리 사회가 이렇게 몰락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라도 서로를 위해 손을 내밀던 우리 본래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언제나 웃으며 방송하는 청년에게 그런 어려움이 있을 줄 누가 알 수 있을까. 방송 이후에 다시 본 구타의 흔적은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4년간이나 지속된 폭력에도 자신을 잃지 않고 정상적으로 방송을 한 것이 기적 같다. 언제쯤 우리는 사회의 구석을 환하게 비출 수 있을까. 먹구름 속의 한 줄기 햇빛처럼 쯔양의 선행이 인터넷에 오른다. 자신의 아픔을 말없이 삭이며 이웃을 위해 손을 내미는 천사를 잃지 않아 다행이다. “많은 사람의 후원으로 받은 돈이기에 후원한다”는 겸손이 진흙 속의 연꽃처럼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