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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포항 위한 공무원 자기 계발·국제화 훈련 필요”

이부용 기자
등록일 2024-07-14 18:33 게재일 2024-07-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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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 대담 - 경북 경제 진단 <br/>최병일 편집국장·김진홍 포항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
경북매일신문 회의실에서 김진홍 포항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과 최병일 편집국장, 이부용 경제산업부 기자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용선기자

세계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을 말하는 로컬(Local)을 합쳐 글로컬(Glocal)이라 한다. 지방화는 세계화와 필연적으로 맞물려 있다. 21세기는 지방의 작은 도시도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도시로서 존립이 가능하다. 지방정부 차원의 국제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외교활동을 펼치는 것도 글로컬시대에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김진홍 포항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과 함께 포항이 글로컬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포항경제에 미칠 영향

② 경북 지역 인구 소멸… 해결해야 할 과제는

③ 포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방안은

④ 포항이 글로컬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⑤ 한국 경제의 미래는… 포항이 나아가야 할 길

지역 기반 산업 기술혁신·연구개발 강화·시장 선도 위한 협력과 제품 개발

저가경쟁 탈피 미래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시장 선도, 독보적인 경쟁력 확보

포항시 행정의 글로컬 전문가 인재 육성… 글로벌 시장 진출 다각화 마련을

 

- 포항은 글로컬 수준의 기업과 대학을 보유하고 있지만 반면에 관광 서비스 행정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글로컬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이게 금방은 안 될 것이다. 최소한 공무원들이 글로컬 시각을 가지고 포항시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일깨워서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스갯 소리지만 아내를 집사람이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집 문제에 관해서는 전문가라서다. 그래서 집을 사고파는 것은 모두 집사람한테 맡겨 놔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모든 정보를 계속 듣고 체득한 노하우가 있다. 이런 면에서 글로컬이 되기 위해서는 ‘포항 사람’, ‘포항 출신’의 인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은 포항 관광공사나 문화재단에서 훌륭한 인재가 있다면 과감하게 데리고 올 수 있어야 한다. 커리어가 증명될 정도의 ‘전문가’라면 설사 그 사람이 외국인이더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

전문가와 협의하는 공무원의 수준도 올라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무연수 과정에 국제화 과정을 넣거나 환동해 지역에 대한 교육을 추가해야 한다. 특히 해양항만과, 문화관광과 처럼 특정 분야에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글로컬 시각을 기를 수 있게끔 훈련시켜야 한다.

김진홍 포항지역학연구회 경제정책분과 수석연구위원
김진홍 포항지역학연구회 경제정책분과 수석연구위원

- 포항의 기반 산업인 철강, 배터리 산업이 세계적 불황과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금리와 환율문제,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타개할 방안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이 모든 문제의 공통점이 바로 가격이다. 우리가 국가를 평가할 때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 분류하기도 하지만 성장의 패턴이 혁신 지향형이냐 혹은 효율 지향형로 그룹을 분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2020년부터 해외에서 혁신 지향형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후진국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후진성을 뜻한다. 선진국이 100년에 걸쳐서 수천 만 원을 들여서 기술을 개발을 하면, 상대적으로 선진국보다 후진해 뒤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성공한 지름길이 있다 보니 성큼성큼 따라가 갈 수 있다. 100년 걸렸으면 뒤에 따라간 사람은 50년, 그 뒤에 따라가는 사람은 30년, 20년 이렇게 따라가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 그만큼 후발국가인 중국의 추격이 무섭다. 기존에는 저렴한 인건비가 고도 성장의 요인이 되었다.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일수록 공장을 크게 키우거나, 사람을 많이 투입하거나, 인건비가 싸면 성장이 되는 거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용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후진국형 국가가 80년대 고도성장을 했고 90년대 들어와서 물량 공세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일부 산업을 기계화 한다든지 로봇 생산을 도입한다든지 해서 효율을 높이는 걸로 갔다. 예를 들어 A4 용지 전체를 쓸 수 있는 것을 효율적으로 작게 쓰면 종이도 남고 원가 절감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효율적으로 하는 것에도 이제는 한계가 왔다.

 

-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새로운 성장을 이룰 수 있는가.

△가격이 문제가 아니고 지금까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연구개발(R&D)을 통해 고부가가치로 혁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종이를 수천 장 팔아서 소득이 한 장당 100원이 남았다고 치면, 혁신을 통해 100만 원짜리 종이를 만들어서 10만 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이게 수천 장 파는 것 보다 수익 기준으로 훨씬 높다. 이렇게 이제는 고부가가치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선진국들과 나란히 걷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다가 에프코로, 포스코 등이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한 발자국 딱 나간 거다. 이렇게 누군가가 한 발짝 나가면 뒤에 있는 국가들이 따라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가 앞서 나가려고 하면 그걸 감내하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금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이런 얘기만 한다. 사실 이것들은 모두 ‘가격’에 관한 요인이고 내가 남의 돈을 빌려 썼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 부담되고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는 거다.

만약 우리가 유일무이한 독자적인 제품을 만들었다면 전세계 사람들은 그걸 살 수밖에 없다. 그것이야말로 독보적인 경쟁력 아니겠는가.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위원회와 지난해 포스텍(포항공대), 안동대·경북도립대 등 총 10곳을 선정했다. 포스텍은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지역기업의 연구개발(R&D)·제조·글로벌화 등을 통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포스텍 전경.  /포스텍 제공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위원회와 지난해 포스텍(포항공대), 안동대·경북도립대 등 총 10곳을 선정했다. 포스텍은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지역기업의 연구개발(R&D)·제조·글로벌화 등을 통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포스텍 전경. /포스텍 제공

- 대한민국이 살아나고 포항이 앞으로 나가려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말인가.

△문제는 배부른 상태에서는 이게 잘 안된다. 당장 포스코만 봐도 혁신 없이도 먹고 살 수 있다. 근데 포항은 포스코가 죽고 나면 큰일나는 것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다. 사실은 이걸 두려워할 게 아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늦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듯 철강 산업이 미래 산업이 아닌 것 같다면 혁신을 통해서 최종재를 만들 수 있는 구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시장의 수요를 읽고 주요 기업과 포항시 소재 기업이 연대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서 시장을 선도 하려 노력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앞서 언급됐던 금리·환율 문제, 특히 저가 공세 전략과 완전히 차별화 할 수 있다. 값싼 제품을 살 수 있음에도 명품을 사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우리가 저가 공세를 신경쓴다는 것은 그 전략을 펼치는 국가들과 같은 방식의 제품 포트폴리오나 아니면 생산 방식의 효율만 겨우 따지고 있는 꼴이라는 거다. 효율보단 혁신이 필요하다.

/정리=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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