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티즈데일(김천봉 옮김)
제가 죽어갈 때, 알게 하소서
채찍처럼 얼얼하긴 했지만
제가 날리는 눈을 사랑했다는 것을,
제가 사랑스러운 모든 것들을 사랑했고
그에 따르는 고통마저 명랑한 입술로
달갑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제가 온 힘을 다해서, 제 영혼의
완전한 깊이와 길이까지, 제 가슴이
부서져도 개의치 않고 사랑했다는 것을,
아이들이 모든 것이 딱딱 곡을
붙여 노래하듯이 저도 노래하며
삶 자체를 위해 삶을 사랑했다는 것을.
20세기 초 활약한 미국 여성 시인 사라 티즈데일의 시.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 자체를 위해 삶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삶이다. 사랑은 삶의 고통까지도 “달갑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것, “날리는 눈을 사랑”하는 것처럼. 온전한 사랑은 “사랑스러운 모든 것을” “완전한 깊이와 길이까지, 제 가슴이/부서”지도록 사랑하는 것. 아마 노래는 이 사랑으로 부서지는 가슴의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것일 테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