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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죄 예방에 언론이 앞장서야

등록일 2024-06-17 18:24 게재일 2024-06-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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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 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초등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 교감을 폭행하고 욕을 하는 장면이 충격적이었다. 전학을 온 사유와 학부모의 행동까지 논란거리가 되었다. 이후 학교 등교정지 기간에 자전거까지 훔쳤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후에 학생들 사이에 욕을 하며 남의 뺨을 때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C 씨의 재판 결과가 방송되면서 다시 지난날의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된다. 모르는 행인들에게 칼을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되어 이번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방송이 될 때 모방범죄가 잇따라 많은 사람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지난 1월의 자살 사망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 정부는 유명인 자살이 자살자의 급격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언론과 유튜브 등 언론 매체에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살에 관한 구체적인 보도가 모방 자살을 부추긴다고 정부는 보았다. 특히 극단적 선택 등과 같은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범행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간접경험을 통하여 범행을 계획한다. 간접경험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실패한 요인의 분석으로 범죄 수법을 더 구체적으로 구성한다. 모방범죄를 통해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증가한다.

이제까지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무분별한 보도를 일삼았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독자들을 붙잡기에 혈안이 되어 모방범죄를 부추긴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TV나 유튜브 등 영상의 영향이 컸다. 특히 조회수가 바로 수익으로 직결되는 유튜브 방송의 경우는 더 그러하다. 조회수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방송이 미치는 영향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방범죄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 의해 가정이 깨어지고 많은 사람이 다친다. 사람들의 인권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회복 불능의 상태로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계속 늘어난다. 이익에 눈이 멀어 돈벌이만을 생각하는 행동을 이제는 그만 멈추어야 한다. 언론이 순기능을 회복하여 살고 싶은 사회로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언론 보도 관행의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회와 국가에 도움을 주는 순기능을 살려 모방범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정부는 유해 언론 매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교화를 강화하고 개인별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 여기에는 가정교육도 힘을 보태야 한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사회적 문제도 복잡해진다. 사회 흐름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언론의 선순환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언론을 신뢰할 수 있을 때 독자의 선택은 저절로 따라간다. 언어적인 유희로 인한 독자의 선택은 일시적이다. 모방범죄가 발붙이지 못하게 체계를 바꿀 때 독자의 믿음도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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