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의 강경 대치, 말끝마다 가시가 돋친 여야의 발언, 총선에서 패배한 여당 대선 유력 주자의 발언으로 선거가 끝났는데도 마음이 불편하다. 점령군처럼 행동하는 총선 승리자들과 국회의장 후보자들의 발언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여기에 하이브와 어도어의 대치까지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다.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는 오늘도 계속된다. 이를 부추기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경제적, 사회적 불안을 부채질한다.
국내외 정세를 곰곰이 생각하면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다.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치인, 나아가 집단보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인들, 환자의 아픔보다 자신들의 이익이 우선인 의료인, 사람들을 위로해야 할 노래도 이권 앞에서는 멈춘다. 그들 눈에는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 국민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보지 않는다. 말끝마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의료인들, 마음의 위로와 양식을 들려줄 예술인도 약속이나 한 듯이 국민은 뒷전이다. 그들의 볼썽사나운 이익 추구 싸움을 지켜보아야 하는 국민은 피곤하다. 국민은 단지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패막이에 불과하다.
총선에서 대파를 들고나온 국회의원 당선자가 대파 가격을 걱정하는 걸 볼 수가 없다. 단지 총선용으로만 활용할 뿐이다. 사과값이 안정되니 다른 식재료값이 오르고,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일만 원을 넘는다. 텔레비전은 국내외 경제가 어렵다고 말한다. 매일 고물가에 시달리며 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서민의 삶이 팍팍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세계 경제는 불경기에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세우는데 정치권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한다. 심지어 수백조 원의 국가 채무와 집값을 크게 올려놓은 당에서 다시 모든 국민에게 25만 원을 주라고 정부를 압박한다. 국회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며 법을 만드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으려는지.
선장도 없는 배에서 배신자 타령만 하는 여당과 승리에 취해 변절자라 손가락질하는 야당이 자신들의 권력만 추구하는 한 우리나라의 정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정치가 4류라는 이건희 회장의 말씀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배신자와 변절자 타령보다 시급한 국가의 현안들이 쌓여있는데 말이다.
나날이 줄어드는 출생률은 나라의 존립을 위협하고 언제 좋아질지 모르는 경제는 국민을 고통 속에 빠뜨린다. 백년대계의 교육은 학폭과 학생 인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교사들은 지쳐간다.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은 늘어만 가는데 의사들은 병원을 떠난다. 나라를 위해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가.
나라 위해 일할 때는 서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 사라진 협치를 이번에는 다시 살려내어야 한다. 국민에게 존중받는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주는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