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소재 비지정 불교문화유산(이하 성보문화유산)인 ‘안동 선찰사 삼세불도(安東 仙刹寺 三世佛圖)’가 23일 경북 유형문화재로 지정 고시됐다.
안동 선찰사 삼세불도는 1823년 신겸이 증명(책임을 맡은 사람)을 맡고 학송당 선준이 양공(재주와 기술이 뛰어난 공인)이 돼 함께 제작했다. 특히, 문경 대승사에서 형성됐던 사불산화파의 대표적 화승인 퇴운당 신겸 화풍의 영향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한 화면에 삼세불인 석가·약사·아미타불을 두고 지장보살이 조합된 새로운 도상(종교나 신화 등에서 비롯한 특정한 관념 체계의 의의를 주제로 그림으로 제작된 인물 또는 사물의 형상)을 갖춘 개성있는 불화로 신겸의 특징인 파격적인 도상의 전용과 창출이 구현돼 있다.
현재 화기(그림을 그리는 기술)의 박락(오래 묵어 긁히고 깎여서 떨어지다)으로 육안상 판독은 어렵지만, 선행 자료와 경북 지역 불화를 통해 신겸과 선준, 수연의 작품과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여래와 나한의 인물 표현, 정교한 필선, 다양한 기물 선택 등에서 사불산화파의 영향을 받았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삼전패(왕과 왕비, 세자를 축원하는 패)의 도상(종교나 신화 등에서 비롯한 특정한 관념 체계의 의의를 주제로 하여 그림으로 제작된 인물 또는 사물의 형상) 차용과 검은 바탕에 금선묘(금 가루로 그린 선)을 사용한 점은 조선 후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안동시는 이번 ‘안동 선찰사 삼세불도’의 경북 유형문화재 지정으로, 국가유산 103건을 비롯해 국가등록유산 5건, 경북 지정유산 232건 등 총 340건의 지정 문화재를 보유하게 됐다.
이상일 문화유산과장은 “안동에 있는 우수한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문화재 지정을 통해 지역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는 물론, 문화재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선찰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길안면 용계리에 있었으나, 임하댐 건설로 인해 현재 길안면 천지지로 옮겼다. 사찰 법당 내부에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석가여래좌상을 중심으로 삼존불이 봉안돼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