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골에 이강인이 펄쩍 뛰어올라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된 모습을 국민들은 얼마나 원했는지. 태국과 피파 순위만큼이나 큰 차이로 이겨서 기쁘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대한민국 축구팀이 하나가 된 것이다. 조각난 팀이 한 팀이 되는 건 쉽지 않다. 누군가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탁구 게이트 이후 런던으로 사과하러 온 이강인을 손흥민은 따스하게 맞아준다. “강인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는 인간적인 손흥민을 만난다. 이 한마디가 국가대표팀과 토트넘을 이끄는 주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리더란 이런 거라고 조용히 몸으로 말한다.
손흥민이 남모르게 지원한 무료 급식소가 40곳이라는 보도가 영국을 달군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고 시간이 나면 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대학교에서 축구를 지도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 온 그의 기사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토트넘에서 슬럼프에 빠진 동료, 히샬리송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응원하고 재기를 돕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실력이 없으면 밀려나 벤치에 앉아야 하는 냉엄한 프로의 세계에서 말이다. 어쩌면 서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주장이기에 앞서 따스한 마음이 먼저 다가가는 그에겐 언제나 팀이 우선하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에도 매년 두 자릿수의 골과 도움을 기록한다. 이러한 바탕에는 쉬지 않고 자신을 갈고닦으며 실력을 키우는 노력이 있음은 물론이다. 돈으로 몸값을 결정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인간미 넘치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본다.
2023년 수해가 발생했을 때 수색 작업 중 급류에 휘말려 순직한 채수근 병사의 유가족에게도 그는 말없이 1억 원을 건넨다. 이러한 사실도 최근에서야 알려진다. 언제나 그의 선행은 남이 모르게 이루어지기에 뒤늦게야 다른 사람을 통해 알려진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도움만을 주려는 그의 마음이 요즈음 더 반짝인다.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고자 나온 사람들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투표용지의 길이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는데, 그 길이만큼이나 출마자들의 비리도 끝없이 알려진다. 심지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당선권에 다수를 차지하는 당도 보인다. 국민을 위해 남 앞에 나서는 사람들의 수신제가 후의 치국은 언제나 이루어지는지. 자신을 찍어달라고 내미는 손을 보며 리더의 조건을 생각한다.
손흥민의 선행이나 남 앞에 나서는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의 그동안의 행동이 둘 다 남이 모르게 하는 데 국민들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다르다. 손흥민으로 따스하게 데워진 가슴이 차갑게 식는다. 남을 배려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언제나 볼 수 있을지. 더 높은 권력을 얻고자 한다면 자신을 닦는 일부터 먼저 해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은 언제쯤 나올까. 국회의원이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임을 잊은 것은 아닌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마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언제쯤 남을 향해 손을 내미는 리더가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