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뜨거운 감자’ <br/> 권영진-김용판 SNS서 설전<br/>“엄중 경고” “한심하다” 후끈
대구시 신청사 건립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예산 조달 방식을 두고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김용판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서로 날선 공방을 벌이며 대립하고 있는 것. 비록 SNS상의 설전이긴 하지만 ‘엄중 경고한다’와 ‘한심하다’고 상대를 몰아붙이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 홍준표 시장도 이해 당사자로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23일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부지를 매각을 전제로 한 설계용역비 추경 편성을 주장한 국민의힘 김용판 시당위원장을 강력 비판했다. 권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용판 의원에 엄중 경고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 의원이 지적한 ‘권 전 시장의 대구신청사 마스터플랜 미흡’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권 전 시장은 “그동안 왜 부지 매각에 반대했고 어떤 이유로 입장이 바뀌었는지, 전체 부지의 절반 이상인 2만7천평을 팔아서 남은 부지에 지을 경우 어떤 청사가 되며 지역 발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반발했다. 또 “도대체 믿기지 않는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의 합의와 달서구민 대상 여론조사를 명분으로 삼는 것은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탈출구는 될지언정 지역발전을 책임져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올바른 처신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제대로 된 노력은 게을리하다가 느닷없이 부지 일부를 팔아서 건립하는 방안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그 책임을 퇴임해서 물러난 전임시장에게 돌리는 것은 참으로 무능하고 비열한 행동”이라면서“그것을 해낼 자신이 없거나 하기가 싫으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편이 올바른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용판 대구시당위원장도 23일 페이스북에 ‘권영진 전 대구시장, 참으로 한심하다’는 제목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권영진 전 대구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한심하고 안타깝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청사 건립 문제가 왜 이렇게 꼬였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권 시장 때 신청사 건립 예정지인 옛 두류정수장터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사 건립기금으로 조성된 1천765억 원 중 1천370억 원을 대구시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했다”며 “이로인해 ‘지을 예산이 없어 못 짓는다’라는 명분을 홍준표 시장에게 준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권 전 시장은 1천370억 원 청사건립 기금 전용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당연히 대구시에서 수립하고 마련해야 하는 마스터플랜과 예산 조달 방법을 국회의원인 김용판이 하지 않았다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