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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 나는 난방비 폭탄… “앞으로가 더 걱정”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3-02-05 20:21 게재일 2023-02-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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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도시가스·지역난방 등<br/>  1년새 연료물가 30% 넘게 올라 <br/>“도시가스요금 한달전보다 3배” <br/>  1월 고지서에 집집마다 아우성<br/>  소상공인 99%도 “부담된다”<br/>  욕탕업은 타 업종보다 더 심각<br/>  공공料 지원 확대 목소리 커져

폭등하는 전기요금과 난방요금 때문에 서민들의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정용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값이 1년 새 30% 넘게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강력 한파가 닥쳤던 만큼, 몇 배씩 뛴 요금고지서가 가정집에 전달돼 서민들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인 40대 여성 조 모씨는 “지난해 12월 8만3천900원이었던 도시가스 요금이 1월에 23만1천970원이 나왔다”며 “연말에 날씨가 유독 추워 보일러를 좀 더 돌리긴 했지만, 당월 지침이 1천246㎥이고 전월지침이 1천7㎥인데 239㎥ 늘었다고 약 15만 원이 더 나온 것에 충격 받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대구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김 모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모씨는 “평소 12∼15만 원인 난방비가 이달들어 45만 원 가량 나왔다”며 “아무리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그걸 대비할 시간도 없이 반영돼 가계부담으로 이어지니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성에너지 고객센터는 도시가스 요금 문의 전화가 빗발쳐 마비될 지경이었다. 문의 상담을 위한 상담사 연결에 기본 40∼50명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소상공인 업계에도 큰 부담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소상공인 1천81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사업장 운영에서 난방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99.0%에 달했다. 이 중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은 80.4%였다.

가장 심한 피해를 입는 곳은 목욕탕업이었다. 목욕탕업은 난방비가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이 90.0%에 달했다. 지난해 대비 50% 이상 난방비가 상승했다는 욕탕 업주들의 응답은 40%로, 타 업종 평균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욕탕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이제 다시 사람들이 욕탕을 찾기 시작했는데, 유지비용이 급격히 상승,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힘들어 질 것 같다”면서 “대책없이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폐업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 난방비 부담은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긴급 에너지 바우처 등을 편성해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고, 에너지 급등상황에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근거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달 중 전기료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정부의 공공요금 지원을 취약계층을 넘어 소상공인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들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전기료는 1년 전보다 29.5% 상승했다.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올라 작년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작년 10∼12월과 같은 34.0%였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양상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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