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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고교 평준화 역기능 탓인가

김민지 기자
등록일 2023-01-16 20:19 게재일 2023-01-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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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합격자, 일반전형 14개학교 중 영신고·대동고가 유일<br/>과거 잘나갔던 포항고·여고는 전무… 학력 하향 평준화 추세 뚜렷

포항지역의 고교평준화 일반전형 14개 학교 중 포항영신고와 대동고 등 2개 교만이 2023학년도 서울대 수시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영신고는 4명, 대동고는 1명을 서울대에 수시 합격시켰다. 고교평준화 전 포항고 한 학교에서만 20명 전후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나온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포항의 일반 고교 교사들은 2023학년도 서울대 수시합격자 성적과 관련, “과거와 달리 서울대 합격자수 만으로 학력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평준화가 갖고 온 역기능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면서 “전체적으로도 학력 하향 평준화 추세가 최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본지 조사 결과, 올해 포항지역의 서울대 전체 수시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전체 27개 학교 중 6개교로 파악됐다. 합격자 수는 모두 25명. 학교별로는 포항제철고가 13명을 합격시켜 절반을 넘겼고, 포항영신고와 동성고가 각각 4명, 경북과학고 2명, 대동고와 오천고가 각 1명씩 배출했다.

지역 고교 중 21개교는 서울대 수시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자립형사립고인 포항제철고와 특수목적의 경북과학고, 농어촌특별전형을 적용받는 동해면 소재 동성고와 오천읍 소재 오천고 등 4개 학교가 20명을 합격시켜 일반고와 대비됐다. 지역 대부분의 학생들이 재학 중인 14개 일반고는 고교평준화 적용대상이라 추첨을 통해 학생을 배정받고 있다. 그동안 지역의 명문고로 명맥을 유지해 왔던 포항고는 비평준화땐 많게는 한해 30여 명을 서울대에 합격시키기도 했으나 고교평준화 이후에는 쇠락을 거듭, 올해는 1명의 서울대 합격자도 내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포항여고도 마찬가지다.

2023 서울대 수시합격자 명단을 받아든 시내권 고교 교사들은 “내부적으로는 포항교육이 암담하다는 이야기가 떠돈 지 오래됐다”면서 “분석을 해보면 앞으로 시내권 학생들의 학력 평가 성취도가 더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고나 특수목적고로 우수학생들이 빠져나가다 보니 일반고의 학력 저하가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A 고교 3학년 담임을 수년간 맡은 김 모 교사는 “어느 제도든 간에 장단점이 있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려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시책이 절실한 것 같다”고 지적하고, “인재 배출은 지역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만큼 지역사회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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