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무소속 기초단체장 당선자 분석<br/>지방선거 제3·4회 때 대구는 특정정당 싹쓸이 보수텃밭 시작<br/>6회 때 다시 석권, 8회도 국힘 일색…경북은 무소속 당선 꾸준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지역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3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선출됐다.
여당이라는 막강한 조직력을 가진 국민의힘 공천자를 상대로 당선된 무소속 인사는 김주수 의성군수와 최기문 영천시장, 남한권 울릉군수 등이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무소속으로 재선 고지에 올라 지난 2018년부터 국민의힘 공천자를 두 번씩이나 물리치는 기염을 토했다.
최 당선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53.43%의 득표율로 43.8%의 득표에 그친 국민의힘 후보를 4천847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특히 최 당선인은 지방선거 토론 당시 “영천 시민들이 원하면 국민의힘에 입당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보수당 입당 가능성을 열어둬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입당 제의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 당선인의 입당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의 입지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지역 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 당선인은 3선에 성공했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되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소속 출마로 돌아섰다.
이번 선거에서 김 당선인은 71.27%라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면서 28.72%의 득표율을 보인 국민의힘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따돌리고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대구 경북 통합신공항 유치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인 상황이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이목이 쏠리는 부분이다.
남한권 울릉군수 당선인은 지난 2018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해 재수 끝에 당선의 영예를 안은 케이스다.
남 당선인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현 김병수 군수에게 패배해 장군멍군의 상태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남 당선인은 69.71%의 득표율을 얻어 당초 박빙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의 두 배 이상 기록했다.
남 당선인은 울릉군 출신으로 육군 인사행정처장을 역임했다.
모두 8차례 지방선거를 치르는 동안 국민의힘과 전신인 보수 정당 후보들이 100% 당선된 경우는 몇 차례 되지 않는다. 싹쓸이는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민자당이 여당이었던 제1회 지방선거때 대구는 자민련의 오기환 동구청장, 무소속은 이재용 남구청장·이명규 북구청장·김규택 수성구청장·황대현 달서구청장·양시영 달성군수 등 6명이 무소속과 비주류 정당 출신이었다.
경북은 민주당 박기환 포항시장과 박팔용 김천시장·정동호 안동시장 등 14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에 모두 20명의 민자당 출신 이외의 인사들이 당선되면서 다양한 정당의 기초단체장들이 나왔었다.
제2회 지방선거 때는 대구는 이재용 남구청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됐을 뿐이다. 경북은 자민련 김학문 문경시장·김수남 예천군수, 새정치국민회의의 신정 울진군수 및 정동호 안동시장 등 무소속 6명이 당선되면서 어느정도 다양성을 띠고 있었다.
제3회 때는 대구는 전원 한나라당이 당선됐다. 경북은 박팔용 김천시장·박인원 문경시장 등 2명이 무소속 당선됐다. 이때부터 지역에 특정정당 싹쓸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제4회 때 대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대구가 특정 정당의 텃밭이 됐다. 경북은 정윤열 울릉군수·이태근 고령군수·박영언 군위군수·김복규 의성군수 등 4명이 무소속 당선되면서 무소속 명맥을 유지했다.
지난 5회 지방선거는 보수당이 아닌 인사는 대구는 서중현 서구청장·김문오 달성군수 등 2명과 경북에서 김주영 영주시장·신현국 문경시장 등 8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나와 특정 정당 일색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전원 새누리당이며 경북은 무소속 출신은 이정백 상주시장·김주수 의성군수·한동수 청송군수 등 3명으로 줄었다.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는 보수진영 후보를 제외한 기초단체장 당선인은 대구는 무소속으로 김문오 달성군수, 경북은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을 제외한 김충섭 김천시장 등 5명이 무소속 후보로 당선돼 비주류의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 제8회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다시 국민의힘 후보가 전체 석권했고 경북은 의성, 영천, 울릉 등 3곳의 기초단체장만이 무소속으로 남게 됐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