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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망월지 두꺼비 올챙이 떼죽음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2-04-25 20:25 게재일 2022-04-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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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정화 이유로 수문 개방<br/>물 빠진 저수지서 말라 죽어<br/>수성구청-지주 갈등 심화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의 수문이 열려 물이 반 이상 빠지면서 두꺼비 올챙이들이 말라 떼죽음을 당했다.

25일 수성구에 따르면 지난 17일쯤부터 망월지 인근 지주 등으로 구성된 망월지 수리계가 수질 정화를 이유로 수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망월지에서 서식하던 두꺼비 올챙이 수 백만 마리 중 상당수가 수초에 걸려 말라 죽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수성구는 양수기 등을 동원해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는 등 올챙이들을 구조해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성구 관계자는 “망월지에 수백만 마리의 올챙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두꺼비 보호를 위해 망월지의 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농번기에 수문을 열어 물을 빼는 것은 논농사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망월지 수리계에 수문 개방을 하지 말아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지만 망월지 수리계 측은 이를 무시하고 수문을 개방해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로 수성구청 측과 지주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 될 모양새다.


이곳은 관할 수성구청 측이 망월지 일대에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일대의 땅을 소유한 지주들이 생태공원이 조성되면 사유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반대하면서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대치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주들 역시 수성구청이 두꺼비 산란지에 대해 불려진 평가를 하고 있다고 불편한 내색을 보였다.


망월지 수리계 관계자는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데도 수성구가 명확하지 않은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그동안 망월지와 관련해 오랜 시간 수성구와 대화를 했지만 수성구가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절차에 따라 망월지 활용에 필요한 환경 정화를 위해 수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들이 사유재산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이지만 수성구가 요청해 수문을 닫아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성구는 망월지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지역 환경단체와 수성구는 망월지가 두꺼비 산란지로서 생태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매년 인근 욱수산에서 내려온 1천여 마리의 성체 두꺼비들이 망월지에 산란을 하고 되돌아간다. 암컷 한 마리당 1만여개의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이 물속에서 60∼70일을 보내며 새끼 두꺼비로 자란다. 5월쯤이면 수만 마리의 새끼 두꺼비들이 떼를 지어 욱수산으로 이동한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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