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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 10

등록일 2021-11-07 19:51 게재일 2021-1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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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담

트럼펫의 마지막 코러스는

 

내 육신의 껍데기

 

137억 년 전의 까칠한 영상

 

죽음을 잣아 올리는

 

그물

 

 

나는 원시의 리듬

 

시간을 옥죄는 쇠사슬

 

갈기갈기 찢겨진 시간의 먹이

 

 

 

검은 수의를 입고 있는 나

 

 

 

시인은 자신을 ‘원시의 리듬’으로 지칭한다. 그래서 그는 ‘네안데르탈인’이다. 그가 ‘원시의 리듬’일 수 있는 것은 그의 근원인 “죽음을 잣아 올리는” “137억 년 전의 까칠한 영상”과 만났기 때문이리라. ‘나’의 근원인 “원시의 리듬”을 되찾는 행위는 시간이 휘발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옥죄는 쇠사슬”로 시간을 감는 일이다. 또한 그것은 반대로, “시간의 먹이”가 되어 ‘내’가 “갈기갈기 찢겨”지는 행위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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