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담
트럼펫의 마지막 코러스는
내 육신의 껍데기
137억 년 전의 까칠한 영상
죽음을 잣아 올리는
그물
나는 원시의 리듬
시간을 옥죄는 쇠사슬
갈기갈기 찢겨진 시간의 먹이
검은 수의를 입고 있는 나
시인은 자신을 ‘원시의 리듬’으로 지칭한다. 그래서 그는 ‘네안데르탈인’이다. 그가 ‘원시의 리듬’일 수 있는 것은 그의 근원인 “죽음을 잣아 올리는” “137억 년 전의 까칠한 영상”과 만났기 때문이리라. ‘나’의 근원인 “원시의 리듬”을 되찾는 행위는 시간이 휘발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옥죄는 쇠사슬”로 시간을 감는 일이다. 또한 그것은 반대로, “시간의 먹이”가 되어 ‘내’가 “갈기갈기 찢겨”지는 행위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