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31호선’ 선형 개량사업 예비 타당성조사 통과
영양군은 서울까지 약 270㎞, 경북도청사까지 90㎞로 이웃의 청송군과 비교해서 직선거리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청송은 읍소재지에 바로 옆에 고속도로IC가 있어 실제 운행시간이 20∼30여분 정도 줄어든다.
영양군은 수도권이나 주요 대도시를 가고자 할 때 고속도로 이용이 쉽지 않다.
가장 인접한 고속도로는 영양읍내에서 30분 거리의 동청송영양IC를 통한 당진~영덕 고속도로이다. 이런 불편한 교통상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 SOC(교통) 분야 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30분 내 고속도로 접근 가능지역은 약 70%로 조사됐다. 그러나 영양군은 직접적으로 접근 가능한 고속도로가 없을뿐더러 전국의 고속도로망이 거미줄처럼 얽힌 와중에도 영양지역만이 소외돼 있다.
그나마 상주∼영덕 고속도로 준공으로 동해안 방면이나 충청 방면은 이전보다 접근성이 높아졌지만 수도권 방면은 여전히 접근성이 낮다.
이에 영양군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의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정치권을 통해서도 경제적 타당성 이외에 지방자치단체 생존권 보장과 국토 균형발전의 명목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국도 31호선 선형개량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에 통과되는 성과를 얻었다.
국도 31호선 선형개량사업은 입암~영양 간 16km 중 위험하고 굽은 도로 3개 구간 5.43km를 직선화하는 사업이다. 도로는 2차로다. 이제 영양군은 교통오지의 오명을 벗고 주민들의 불편사항이자 숙원인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출발선상에 서 있다.
고속도로 접근 등 교통 취약지인 ‘영양’
생존권 보장·균형발전 위한 건의 결실
입암∼영양간 선형개량사업 예타 통과
군, 민간단체 80여곳 통곡위원회 활동
사고위험 높은 ‘통곡의 길’ 홍보 등 효과
4차선 도로 건설 교통인프라 확충 탄력
◇ 교통오지에 갇혀 있는 영양군
영양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선 도로가 없으며 고속도로IC와 철도가 없는 지역(교통 3無)이다. 군민들은 교통오지에서 수십 년 동안 교통 불편을 감수해오며 살아왔다.
영양군에서 가장 가까운 동청송영양IC까지는 영양읍에서 24.6km로 30분이 걸리고 가장 먼 수비면에서는 50km로 1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이런 상황에 영양군민들은 고속도로 접근성을 높이고, 도로교통시설 간의 연계를 강화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특히 영양군의 상당수 도로 구간이 산악도로 구간이기 때문에 낙석위험이 많다.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인 국도 31호선은 태풍과 장마 등의 자연재해 발생 시 통행이 불가능하다.
노인인구가 많은 도시지만 병원과의 접근성이 낮아 치료가능사망률이 전국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어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
지역 명소인 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관광 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어도 접근성이 떨어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양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도로망 확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 생존권 보장·지역균형발전 측면 강조돼야
영양군은 전국에서도 교통 인프라가 최하위인 지자체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지역이다. 4차선, 고속도로, 철도가 없는 국내 유일한 도시이기도 하다. 영양군은 지금까지 31번 국도의 교통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교통영향평가분석에서 매번 통과되지 못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선 도로를 갖추지 못한 영양으로서는 외부인의 방문자 수가 적기 때문에 국가재정운용계획 SCO(교통) 분야 분석결과에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영양군은 경제성보다 지역 균형발전과 생존권 차원의 보장이라는 측면을 지속적으로 호소한 결과 국도 31호선 선형개량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통과될 수 있었다.
◇ ‘통곡의 길’ 열 영양군민통곡위원회 출범
영양군민들도 국도 31호선 개량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영양군의 80여 개 민간단체가 모여 영양군민 통곡위원회를 만들었다.
통곡위는 국도 31호선이 군민들에게 위협이 되는 도로라는 표현으로 “통곡의 길”이라 명명했다. 도로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자체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배포했다.
2019년 8월에는 영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도 31호선 개량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통곡위는 전 군민의 마음을 담은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회, 정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호소문을 통해 영양군민들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교통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옷 한 벌 사고, 병원 한 번 가기 위해서 인근 지자체까지 1시간 이상 가야하는 열악한 도로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농산물 유통을 위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낙석사고 위험 도로를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도 호소문에 명시했다.
영양군민 모두의 간절함이 중앙부처에 전해져 군민들의 염원인 통곡의 길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 국도 31호선 선형 개량사업 예타 통과
영양군은 교통복지 소외에서 벗어나고자 군민 안전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국도 31호선 개량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경북도에 2017년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 건의를 시작으로 2019년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국토교통부 계획에 반영되면서 국도 31호선 선형 개량사업은 영양군민들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
이후 2020년 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가 시작됐고, 2021년 8월 24일 드디어 국도 31호선 선형개량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했다. 이로써 국토교통부에서는 기본 및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5년간 국도 31호선 영양구간인 입암~영양 사이의 3개 구간 5.43㎞(총공사비 920억원) 2차로 선형개량 공사를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영양군에서 시행되는 관급공사 단일사업 최대 규모로서 국비 100%가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그 의미가 크며, 5년간의 사업시행으로 관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남북6축 고속도로 조기건설 추진
국도 31호선 선형개량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는 ‘교통오지’라는 오명을 벗는 출발점이 됐다. 민선7기 핵심 공약사업이기도 하면서 군민들의 가장 큰 염원이 교통 인프라 확충이었다. 그 희망의 첫 단추가 국도31호선 선형개량사업이며,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계기로 4차선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양군은 아직 큰 성과가 없는 남북6축 고속도로 조기건설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부분이 도로망 구축이기 때문이다.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계기로 생활SOC 구축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과 남북6축 고속도로 조기건설이란 군민들의 꿈이 한껏 부풀고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입암∼영양구간 선형개량사업이 완료되면 각종 물류비용 감소와 생태체험 관광객 증가 등으로 영양군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사업을 조기 준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