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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기간제 근로자로 등록해 인건비 챙긴 공무원 해임 타당”

김영태기자
등록일 2021-08-16 20:14 게재일 2021-08-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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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자치단체 공무원이 자신의 배우자를 기간제 근로자로 등록한 뒤 인건비를 지급하다 해임된 것은 징계재량권 남용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최근 대구 달서구청 공무원이었던 A씨가 구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달서구청 도시창조국 소속이었던 A씨는 2016년 12월, 2017년 11∼12월, 2018년 12월 기간제 근로자 채용 절차에 응시한 적이 없는 배우자를 공원관리 기간제 근로자로 등록해 4개월치 인건비 56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A씨 비위가 들통나자 대구시인사위원회는 2020년 해임과 징계부가금(1배)을 의결했다. A씨는 대구시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소송에서 A씨는 “연말에 집행해야 할 인건비가 남이 이를 집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매년 연말 예산을 맞추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일 뿐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인건비를 횡령할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당하게 받은 인건비는 근로자 회식비 등 용도로 사용했고, 30년 동안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강변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금 횡령은 자체만으로도 비난 가능성이 큰데 원고는 비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행사했다”며 “공직사회 비리를 근절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자 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원고의 사정을 고려해도 해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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