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새 집 줄게” 안동 갈매기들 참 행복한 여름

장유수기자
등록일 2021-07-22 20:10 게재일 2021-07-23 1면
스크랩버튼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보호 일환<br/>환경부 4억2천만원 사업비 지원<br/>내달 인공모래섬 1곳 추가 조성<br/>道에서도 종 보호 위해 1억 전달<br/>올 한때 최대 170여 마리 관찰돼

바다를 떠나 내륙 안동호에 둥지를 튼 쇠제비갈매기<사진·본지 2013년 5월 12일자 1면 보도>가 9년째 호주에서 찾아와 안동호 생태환경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와 경북도, 안동시, 민간단체 등이 안동호 쇠제비갈메기 생태환경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어 향후 이동경로 및 개채수 증가 등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에 안동시를 선정했다. 총 4억2000만원을 예산을 지원해 오는 8월 추가로 인공모래섬(1천㎡)을 조성한다. 기존 물속에 잠긴 모래섬(산봉우리)을 대신해 인공섬 면적을 2배로 늘려 쌍둥이 인공섬을 만든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는 최근 김형동 국회의원과 함께 안동호 인공섬을 돌아보며 쇠제비갈매기 생태계를 조성에 큰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경북도 역시 쇠제비갈매기 종 보호를 위해 안동시에 1억원 예산을 지원했다.

쇠제비갈메기는 4월에서 7월 사이 호주에서 1만km를 날아와 한국과 일본, 동남아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한다. 하지만 2013년부터 내륙 안동호의 쌍둥이 모래섬에 둥지를 털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안동호의 수위상승으로 기존 서식지인 쌍둥이 모래섬이 물속에 잠겨 번식 자체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지난해 1월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조성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후 설치공법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 뒤 지난해 3월 말 전국 최초로 1천㎡의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민간시민단체에서도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보호에 힘을 보탰다. 2019년 3월 안동호쇠제비갈매기보호협회가 꾸려져 회원 30여명이 서식지 보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안동호 인공섬 위에서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한 생태환경음악회가 열려 화제가 됐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환경음악회 ‘DUST&쇠제비갈매기의 꿈’이 열리기도 했다.

안동시에 따르면 올해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 안착한 쇠제비갈매기가 둥지를 튼 후 태어난 새끼들 대부분 성체(成體)로 자라 호주 등지로 떠났다.

생태관찰용 폐쇄회로(CC)TV로 확인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안동호를 방문한 시기는 지난 4월 2일이었다. 이후 짝짓기, 둥지 틀기, 포란 등을 거쳐 지난 5월 12일 첫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알에서 깨어났다.

27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총 79마리. 이 가운데 먹이 경쟁에 밀린 새끼 1마리는 자연 폐사했다. 한때 쇠제비갈매기 부모새와 새끼를 포함해 최대 170여 마리가 관찰되기도 했다.

올해는 산란 후 새끼가 성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대체로 순조로웠다. 낮에는 쇠제비갈매기 부모새들이 매, 까마귀 등 천적들로부터 새끼 보호를 위해 수십 마리씩 집단으로 날아올라 퇴치하는 장면이 관찰됐다. 특히, 해마다 야간에 새끼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의 출현은 없었다. 수리부엉이의 습격을 피할 수 있도록 안동시가 미리 설치해 둔 파이프(지름 15cm·가로 80cm) 40개는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이 폭우나 폭염 대피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풍제 안동시 환경관리과장은 “올해는 쇠제비갈매기를 노리는 천적이 거의 없었고, 새끼의 성장 속도도 빨라져 날 수 있는 개체수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났다”며 “기존 서식지를 더 확장해 개체 수가 더 늘어나면 앞으로 생태관광 자원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북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