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선한 영향력

등록일 2021-06-02 20:14 게재일 2021-06-03 14면
스크랩버튼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인류의 위대한 발견 중에 하나가 항생제의 시초가 된 페니실린이다. 페니실린의 발견으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늘고 폐렴과 같은 세균성 질병으로부터 해방되어 수많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했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이에 대한 감사를 처칠과 그의 부모에게 돌렸다. 처칠이 어렸을 때에 물에 빠져 죽을 뻔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플레밍이 물에 뛰어 들어 처칠을 구했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처칠의 부모는 플레밍이 의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결국 페니실린을 만들게 되었다. 처칠과 플레밍이 서로에게 끼친 영향력이 인류를 구한 셈인데 당시에는 아무도 이런 결과가 올 줄을 예측하지 못했다.

서정주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치고, 무서리가 내리고, 잠을 자지 못하는 밤을 보낸다고 했다. 국화와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는 개체의 활동이 서로 영향력을 주어 한 송이 꽃을 피웠다는 것이다. 자연만물은 개별적으로 존립하지 않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것이 연결되어 생성되고 존재한다는 가이아 이론과 연기설은 닐스 보어의 양자역학에 따른 거리초월현상실험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아원자의 미립자 하나를 쪼개면 두 개가 서로 반대쪽으로 수십 수백㎞로 달아나면서 회전하는데 그 중 하나가 회전 방향을 바꾸면 신기하게도 반대편에 있는 입자도 같이 방향전환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라이언 왓슨은 따로 떨어져 사는 같은 종의 원숭이 중 한쪽이 학습한 기술을 다른 곳에 사는 원숭이에게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대로 답습한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하였고 셀드레이크도 비슷한 연구에서 같은 형태의 종에게서는 학습이 되지 않아도 시공간을 초월해서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실험결과를 얻어 그것을 형태공명이라 명명했다. 삼라만상의 개별적인 활동이 타자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을 헤겔은 자각적 정신 또는 세계정신이라 했고 이런 정신으로 사는 개인을 보편적 개체라 했다.


이렇듯 개체인 나 한 사람의 사소한 언행과 생각은 언제 어디에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파괴적 영향력을 지니는 보편적 개체로 각자의 삶을 자각하게 하고 세계정신으로 이끌게 된다. 내 뱉는 숨 하나, 표정 하나, 손짓 하나, 말 한마디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하여 타자에게 생과 사의 영향력을 끼치는 자각정신이요 세계정신임을 생각하면 그 무엇 하나라도 무심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한 송이 국화도 삼라만상이 연합하여 피울진데 이런 나의 개별적이고 개체적인 삶이 우주전체에 선한 영향력이 되어 한 송이 평화의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

종교단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