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통제되지 않은 세상

등록일 2022-03-16 20:11 게재일 2022-03-17 14면
스크랩버튼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강영식포항 하울교회담임목사

“은행은 사람이 만들었지만 사람의 통제를 벗어난 체제로 그 체제는 이자와 이익을 먹고 커간다. 정상참작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을 갚지 못한 자의 땅을 뺏어가는데 사람들은 그런 체제를 통제하지 못한다. 이미 이 회사는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지배체제가 되어 버린다.”

존 스타인백이 ‘분노의 포도’를 통해서 한 말이다. 히틀러의 나치즘도 독일 시민들의 통제권을 벗어난 악의 지배체제가 되었고, 푸틴 정권 역시 러시아 국민과 유엔도 통제할 수 없는 전쟁 지배체제가 되었다.

현대사회학자 피터 블라우는 “조직이 만들어 지면 그 조직은 만든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 사람의 통제권을 벗어나게 된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그 원인을 인간의 타락으로 본다. 그래서 개인이 변화되면 체제도 변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라인홀드 니이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에서 도둑연합주식회사에서 아무리 개인이 정직하게 일해도 결과적으로 도둑질을 도운 것임으로 개인의 변화가 체제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역으로 체제가 변화되면 개인이 변화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노예제도를 폐지한 미국에서 여전히 인종차별이 있고, 재산을 공동분배하는 공산주의 체제에도 개인의 탐욕을 채우는 이들이 있어 체제변화가 개인을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한다. 개인과 체제가 동시에 변화되어도 여전히 악의 힘은 남는다. 이를 경험한 밀란 쿤데라는 “낙원에도 감옥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상에는 존재론적으로 악한 영적 힘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배체제를 월터 윙크는 악한 영이 지배하는 사탄의 지배체제라고 했다. 지배체제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탓만이 아니고, 구조의 탓만도 아니며, 악한 영의 힘이 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베르자예프는 “개인이 도덕적으로 완전해지기를 기다릴 수 없으며 사회구조를 함께 변화시켜야 하고 동시에 선한 영이 영향력을 끼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예수는 개인구원과 동시에 사회구원을 위해 일 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의 힘을 통해 잘못된 지배체제를 몰아내려 했다. [마]12:28에 “내가 하나님의 영을 힘입어서 사탄을 몰아내고 하나님의 나라를 너희에게 주었다”고 했다.

성경 에베소서에도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할 것은 개인과 사회체제만이 아니라 인간의 통제권을 벗어나 있는 악한 영들이라 했다. 칼 융은 오랜 세월 쌓인 전통과 문화는 영적인 힘을 보유한다고 했다.

예수는 바리새인들의 율법과 전통에서 흘러나오는 악한 영을 하나님의 영을 힘입어 몰아내었다. 오늘 인류가 직면한 통제권을 벗어난 폭력과 전쟁의 억압체제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개인과 사회의 통전적 변화와 동시에 악한 전통과 문화에서 흘러나오는 악한 영을 제거하고 하나님의 선한 영이 영향력을 끼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종교단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