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국내 최초 `송이버섯 생태환경보고서` 발간
국내 최대의 송이 산지인 영덕군에서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송이에 대한 생태와 기상에 관한 실체를 규명했고, 송이가 가장 잘 서식할 수 있는 것은 17℃ 내외의 소나무 단순림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이가 가장 활발하게 서식해 생산되는 가을 시기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적정한 온도, 습도가 조화를 이뤄야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이고 영덕군이 송이를 생산하는 것과 함께 본격적인 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송이의 기후 및 기상에 의한 서식조건과 생산량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최적 서식조건은 17℃ 안팎의 소나무 단순림
9월 강수량·기온이 생산량에 가장 큰 영향
연평균 219t 생산… 태풍 발생하면 생산량 급증
□ 기후가 송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
송이버섯의 생장과 서식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가 무엇인지 이번 연구결과 밝혀졌다. 송이의 서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요인이다.
특히 기온이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온도는 17도 가량이다.
습도와 강수량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기온에 비해 현저히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이생산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0.8℃~14.0℃ 범위였다.
강수량은 1천㎜~1천400㎜의 범위였다. 송이 수량과 연평균 강수량, 연평균기온과의 관계는 일정한 함수관계가 성립된다.
최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8.5~25.2℃, 꼭짓점 온도는 22.1℃로 나타났다.
평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4.8~19.5℃, 꼭짓점 온도는 17.1℃로 나타났다. 송이가 가장 서식하기 좋은 온도가 17℃로 밝혀진 것이다.
최저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9.2~16.5℃로 꼭짓점 온도는 12.8℃ 로 나타났다.
□ 기후요인과 생산량의 변동추이
월별 강수와 기온은 송이생산량과 상관관계를 보인다.
6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발생량도 증가했고, 6월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송이 발생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8월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높을수록 발생량은 증가했다. 9월의 강수 일수와 강수량의 영향은 중요했다.
이 두 요소는 송이의 생산량 증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09년의 경우처럼 9월 강수가 극단적으로 부족할 때는 대흉작으로 나타났다.
최저온도 19℃ 내외에서 송이 균사가 온도자극을 받아 원기(原基)를 형성했을 때, 최저온도가 재 상승해 30℃를 넘으면 고온에 약한 균사는 사멸한다.
이런 경우 고온장해(高溫障害) 때문에 흉작이 되고 충해(蟲害)송이가 많이 발생하는 등 품질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 송이의 발생 시기와 지역 분포
우리나라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송이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까지 발생한다.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확인됐다. 생산일수는 연도별로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최근 송이 발생지역은 주로 낙동정맥과 백두대간 등이 주를 이룬다.
2000년~2005년의 송이 생산량을 도별로 비교해 보면 경북도가 전국 생산량의 약 65%, 강원도가 약 27%를 차지해 90% 이상이 2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
2005년 전후까지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로는 경북도의 영덕, 울진, 봉화와 강원도 양양, 삼척 등을 꼽았다.
그러나 2006년 이후에는 강원지역의 송이 생산량이 급감했고, 최근에는 경북의 영덕, 울진, 봉화, 청송, 포항지역으로 주산지가 축소되고 있다.
송이의 발생지역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
1970년대 초반에는 경기도(가평, 광주), 충청남도(예산), 전라남도(담양, 함평, 화순)에서도 송이 수매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이 지역에서 송이 수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산규모에 따른 지역 순위는 해당 연도의 온도와 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
강원지역의 생산량 급감은 산불 피해와 기후온난화 등의 영향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이 생산량 갈수록 줄어들어
우리나라의 송이생산량은 연평균 219t 가량이다. 송이생산량은 연도별로 큰 차이가 있다.
송이생산량은 2010년에 628.3t으로 가장 많았고, 2012년이 409.8t, 2006년 275.9t 2007년 231.6t 2015년 184.6t 2014년 126.4t 2013년 103t 2008년 98t 2011년 85.7t 2009년 59.1t 순으로 많았다.
연구조사대상 기간 중 생산량이 가장 많았던 2010년은 연평균의 약 3배, 두 번째로 많았던 2012년은 연평균의 약 2배였다.
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09년은 연평균의 1/4배 정도로 나타나는 등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온도와 습도 및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태풍이 송이 산지를 강타했던 2010년과 2012년은 송이생산량이 매우 많았다. 송이 산지에 태풍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2009년에는 송이생산량이 급감했다.
월별 생산량은 10월이 48.1%.(254t)으로 가장 많았고, 9월 38.6%(204t), 11월 12.7%(66.9t), 8월이 0.7%(3.4t) 순서로 생산되었다. 8월과 11월에도 송이는 나오지만 생산량은 매우 적었다.
□ 송이연구 방법과 분석 자료
과거 10년간의 송이생산량과 기후관련자료(2006년~2015년)를 수집해 분석했다.
조사대상지역은 대표적 송이 산지로 알려진 14곳을 선정했다.
경북의 7개소(영덕, 울진, 봉화 안동, 청송, 포항, 청도) 강원 6개소(인제, 홍천, 강릉, 양양, 삼척, 고성) 경남의 1개소(거창) 등으로 선정됐다.
자료의 정리와 분석은 첫째, 과거 10년간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의 생산 변동에 영향을 주는 기후요인(온도, 습도, 강수량 등)을 지역별, 일별로 조사 분석했다.
둘째, 지역 산림조합에서 발표하는 과거 10년간의 송이공판자료를 수집해, 지역별 연도별 월별 등급별 생산실태를 분석했다.
셋째, 생산량의 지역별 연도별 차이를 분석하고 기후요인이 송이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영덕송이 생산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석자료를 토대로 송이생산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송이박사` 권오웅 산림과장
“지구온난화 계속되면 50~60년 내 멸종될 수도”
영덕군의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 발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주인공은 권오웅(56)산림과장이다.
일명 `송이박사`로도 불리는 권 과장은 지난해 대구한의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반인들이 송이에 대해 알기 쉽도록 정리한 것이 이 보고서다.
그동안 송이균과 소나무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기후와 송이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정리한 것은 이 보고서가 처음이다.
그의 보고서는 송이 생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온을 꼽고 있다.
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에서도 50~60년 내 송이 구경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여름철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스프링쿨러 같은 관수시설로 습도를 유지해 기온을 낮춰야 하고, 밀도 조절, 하층식물 정리 등 송이 맞춤형 숲 가꾸기, 씨앗 자원 보호 등을 통해 송이 생육조건을 최대한 맞춰야 송이 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과장은 “올해 이처럼 송이 작황이 부진한 것은 올 여름 무더위의 영향이 크다”면서“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정부 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체제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