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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오염 개선책 없는 `신당천 정비사업` 보완돼야

등록일 2017-06-01 02:01 게재일 2017-06-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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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에서 주관한 `2017년 지방하천사업 제안 공모`에 경주 신당천, 문경 초곡천, 고령 회천 등 3개 사업이 선정됐다. 이들 3개 사업에는 718억원(국비 359억원, 지방비 35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그런데 이들 사업 중 국비 298억원을 확보하게 된 경주 신당천의 경우 지난 수년간 언론과 시민단체에 의해 제기된 축산폐수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에 대한 대책이 빠져있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경주시 신당천(8.2㎞) 정비사업은 내년에 실시설계를 시작해 2022년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내용은 신당천을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난에 안전한 하천으로 탈바꿈시키고 새천년·새숨결 생태공원, 수질정화 생태습지, 친수 환경 등을 조성하기로 돼 있다. 동산교 등 노후 교량 4개소를 신축하고, 하천 유지수 확보를 위해 여울형 낙차보 4개소를 친환경적으로 설치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신당천 사업에 하천정비의 핵심인 수질오염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의아스럽게 하고 있다. 경주시가 제공한 사업계획 자료에는 축산폐수의 하천 유입과 관련, 수질정화생태습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만 포함돼 있을 뿐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다. 경주시 천북면을 가로지르는 신당천은 지난 수년 간 인근 양계농장인 희망농원에서 배출된 축산폐수가 수질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희망농원의 축산폐수는 설계 상, 입구의 야외 침전조(정화조)를 거쳐 오수관로를 타고 경주시 에코물센터로 가야 한다. 그러나 두 곳을 연결하는 300㎜ 오수관은 비가 오면 부유물로 막혀 제구실을 못하고, 빗물과 섞인 축산폐수는 수용용량을 초과해 신당천으로 넘쳐흐르는 실정이다. 지역 시민단체인 형산강환경지킴이 측은 경주시가 이번 사업을 통해 시설조성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형산강환경지킴이 측은 신당천 수질오염 상태가 최근까지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나 노후화된 정화조를 새것으로 교체하거나 에코물센터로 향하는 오수관로 용량을 확장하는 등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사업관련 브리핑 진행 당시에도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지방하천 정비사업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거나 이용 편의를 증진시키는 시설공사에 집중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우선 물을 맑게 하는 사업부터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맞다. 맑은 물이 확보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정비사업도 주민들 삶의 질을 드높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윗물인 지방하천이 맑아야 아랫물인 큰 강물도 맑은 법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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