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의 최대 변수로 보수층 표심이 급부상한다고 한다. 탄핵정국으로 보수 세력이 흩어지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보수 표심이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성패가 갈라질 것으로 보는 견해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의 표심은 그동안 몇 차례 흐름을 바꾸어 왔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집중됐던 표심이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으로 이동했다. 황 대행의 불출마로 또다시 안희정 충남도지사로 옮겨갔다. 안 지사의 본선진출 실패가 있자 이번엔 안철수 후보가 보수표의 반사이익을 업고 문재인 후보와 박빙의 경쟁을 벌인다는 분석이다.
선거는 국민의 신선한 주권 행사다. 그래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그러나 국민이 직접 투표를 한다지만 선거의 결과는 예측을 빗나갈 때가 흔히 있다. 선거판에서 나타나는 어부지리(漁父之利) 현상이 이런 경우다. 대표적 사례가 15대 대통령 선거 때 일이다.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야당의 김대중 후보에게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다. 같은 당 이인제 후보가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제3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여권 성향 표의 분산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당시 선거 결과는 김대중 40.3%, 이회창 38.7%, 이인제 19.2%였다. 이인제 후보가 여권 성향의 영남 표를 잠식한 것이 여당의 패배 원인으로 풀이됐다. 김대중 대통령의 어부지리 승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인제 효과`라는 별칭을 따로 붙였다.
작년 19대 총선 때도 어부지리 현상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한 국민의당 안철수의 창당으로 여당의 어부지리가 점쳐졌던 것이다. 여당의 공천 실패로 결과는 예측을 빗나가고 말았지만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후보의 난립으로 진보진영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은 적이 있었다. 19대 대선에서는 과연 어부지리가 통할 것인가 또 관심이다. 보수다운 보수가 없으니 투표를 말 것인가.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결정 할 것인가. 보수 후보를 끝까지 고집할 것인가. 어부지리 효과가 과연 나타날 것인지 궁금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