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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은 농업에서 기회 잡아야

등록일 2016-06-21 02:01 게재일 2016-0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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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자리 잡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다. 반세기 넘도록 다른 정치문화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라 한국문화에 적응하는데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하다. 먼저 언어에서 큰 장벽을 만난다. 영어가 많이 섞인 남한언어가 당혹스럽고 중학생 수준의 영어도 생소하다. 북한말과 한국말은 이미 외국어 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생활문화도 너무나 다르다. 모든 것이 낯설다. 의료나 주거 등 의식주에서는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하고 풍요롭지만 남한 생활에 익숙해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원에서의 교육은 극히 기본적인 것만 가르칠 뿐이다.

탈북민들은 우선 식당 종업원으로 출발해서 독립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서 많은 탈북민들이 좌절하고, 재입북하라는 북의 유혹을 받기 쉽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사기꾼들이 득실거린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탈북을 후회하기도 한다. 간신히 모아놓은 사업자금을 사기당해 빈 손이 되는 경험을 많은 탈북민들이 겪는다. 다시 일어서는 사람도 있지만 절망감에 빠져 막노동 날품팔이로 전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대도시에서 살기를 바라는데, 그곳이 기회는 많지만 대신 사기꾼을 만날 일도 많다. 탈북민들이 적응하기 가장 어려운 곳이 대도시라 할 수 있다.

탈북민들이 그나마 안정적으로 정착 자립할 수 있는 곳이 농촌이다. 농림축산식품부·통일부·농촌진흥원·농협·지방자치단체 등이 탈북민을 위해 마련한 농촌 교육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또 성직자들이 주축이 된 `공동체`도 여럿 있다. 종교단체가 숙소와 농지를 제공하고, 독지가들이 비닐하우스를 지원하고, 복지재단이 다양한 도움을 준다. 대학생들도 탈북 청년들과 공동으로 양계장을 운영하는 등 농축산에 협력하면서 한국 정착을 돕기도 한다. 무엇보다 농촌에는 사기꾼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한민족 밀알공동체`는 탈북민들이 영농으로 정착하는 것을 돕는다.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할 때까지 농촌에서 기반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이런 공동체를 찾는 것은 매우 현명하다.

탈북민들의 거주지역을 보면 서울·경기가 28% 가량으로 가장 많고, 대구·경북은 6.4%에 불과하다. 경북 상주시는 농업특화지역으로 귀농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귀농인과 탈북민이 손을 맞잡아 협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파종기인 5~6월과 수확기인 8~9월에는 일감이 넘쳐나는 농촌이다. 한국의 농기계는 선진국 수준이라, 북한의 농촌과는 전혀 다르다. 농업기술도 IT와 접목하는 단계여서 `힘으로 하는 농사`가 아니다. 노인과 부녀자들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단계에 와 있고, 고부가가치 농축산물을 생산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첨단농업시대`이다. 탈북민들이 기회를 잡아 정착하기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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