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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사람이자 회사사람이자 여자사람이 있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2-19 02:01 게재일 2016-02-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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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 이은영  시집. 휴먼큐브. 296쪽
오늘도 대한민국 워킹맘들은 회사 퇴근 후 다시 집으로 출근한다. 힘겨운 하루를 마치고 내일 아침 눈 뜨면, 또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해서 다시 집으로 출근한다. `전생에 일하다 지쳐 죽은 소`가 분명하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물론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의 생각일 것이다.

그런 대다수 사람 중 한 명의 “엄마 사람이자 회사 사람이자 여자 사람”이 있다. 그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연예인도 아니고 프리랜서도 아니고 전문직 종사자도 아닌 그녀는 세상의 알파걸들이 부러웠고 본인이 처한 현실에 낙담도 했다. 나보다 잘난 여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가 위로와 공감은커녕 오히려 역효과만 났기에 하루의 일상과 단상을 언젠가부터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은영의`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휴번큐브)는그렇게 한 편, 한 편의 시들과 생각과 느낌이 만나서 출간된 책이다.

`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책 속에는 70편의 시와 그에 얽힌 70가지의 생각이 담겨 있다. 그 속에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짐승인, 반은 엄마이고 반은 여자인, 반은 아내이고 반은 회사원인, 반은 딸이고 반은 며느리인 사람의 일상과 희로애락이 빼곡하게 기록됐다.

아찔한 여자로 살다가 어쩌다 엄마가 되었으나 그래도 여자로 여전히 여자로 오늘도 묵묵히 출근길에 오르는회사 사람, 엄마 사람, 그냥 사람, 그런 보통 사람에게 이 책은 오래된 친구처럼, 아내처럼, 안식처 같은 깊은 울림과 공감으로 다가갈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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