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지원 약속하고도 명분없이 해결의지 안보여<Br>1천400억 투자사업 5년째 접어들도록 `안갯속`
전임 포항시장의 강력한 요청으로 지역의 오랜 숙원인 특급호텔 신축을 포함해 1천400억원이 투자된 두호동 마트 개설사업이 해를 넘겨 5년째로 접어들 위기를 맞고 있다. 사업자가 부도사태를 맞고 호텔 영업이 중단될 경우 포항시의 일관성 없는 행정에 대한 신뢰의 실추와 외지자본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행정 관행이 전국적인 오명을 얻게 돼 거센 역풍이 우려된다.
△시행사, 포항시 권유로 사업 인수
현재 운영 중인 특2급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과 맞닿은 곳에 문이 굳게 닫힌 롯데마트 입점 예정 건물의 부지인 포항시 북구 두호동 314-8번지 일대 1만4천335㎡(4천336평)는 지역의 대표적 슬럼가로 손꼽혔다.
지난 2006년 시행사인 트러스트에셋매니지먼트(TAM, 대표 장경옥)는 호텔 및 복합상업시설 사업계획을 수립해 지주들을 상대로 토지 매입에 착수했다. 포항시는 2008년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지 내 도시계획도로계획을 변경해 폐도를 허가하고 2011년에는 건축허가도 내주는 등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토지 매입가 상승 등 난관에 부딪힌 TAM은 자금난에 허덕이다 부지의 26%만 매입한 상태에서 폐업에 이르렀다. 이후 6년 동안 이 일대의 슬럼화는 가속화되고 수십명의 지주가 중도금과 잔금을 받지 못하고 재산권 행사를 못해 소송 등 갈등이 거듭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장 대표는 대기업인 S사를 통해 현재의 사업시행사인 STS개발(주)의 김현석 대표를 찾아 갔다. 이 회사는 당시 인천 논현 푸르지오시티와 전주 몰오브효자 등의 복합시설 50여곳을 개발해 업계에서 주목받는 부동산개발회사로 도약하고 있었다. 거듭된 사업 인수 호소에 대한 STS의 조사 결과, 두호동 개발은 사업성이 없었다.
고착된 상황은 2011년 12월 급변하게 된다. 장 대표와 두호동 주민들의 간청이 거듭된 끝에 김 대표는 장 대표의 주선으로 포항시장실에서 당시 시장과 건축·지역경제 과장, 비서실장을 면담한다.
STS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전임 시장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말라. 민원이 예상되지만 그 지역도 마트가 필요하다. 대규모점포등록 등 제반 인허가는 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에 “포항에서 호텔은 사업성이 낮아 어렵지만 대형마트와 동반하면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듬해 2012년 2월 STS는 사업권을 인수했으며 자기자본 300억여원을 투입하고 4개 저축은행 대출금 채권을 인수하는 한편 그해 8월에는 전체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또 포항시도 11월 건축변경허가를 완료하자 사업지 1km 이내 전통시장 보존구역의 등록상인회 4곳은 물론 무등록 상인회 2곳과도 상생협의를 마쳤다.
△포항시 신뢰성 도마에
하지만 STS는 1천400억으로 추산된 사업비 규모에다 대규모점포등록 허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착공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2012년 12월 당시 시장이 직접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등록을 적극 지원할테니 착공해달라”며 재촉했다. 결국 STS는 자체자금을 투입해 2013년 1월 착공을 하고 금융권을 설득해 PF승인도 받아냈다.
하지만 그해 2월 상황은 급변한다. 7일 접수된 1차 점포등록 신청이 26일 반려된 것이다. 공청회, 설명회, 권고 등의 조치도 없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만 1차례 열린 결과였다. 당시 포항시장이 입장을 바꾼 이유는 오피스텔 설계가 전면 제외되고 호텔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표를 의식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당시 한 간부는 한 상인단체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아울렛이 들어오는데 왜 반대하지 않는가”라며 부추기기도 했다는 전언도 있다.
이후 STS는 행정소송에서 패소했으며 지난 8월까지 4번의 등록신청이 모두 반려됐다. STS는 포항시와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매장 면적을 기존 1만7천179㎡에서 1만5천617㎡으로 축소하고 관련법과 무관한 3km거리의 죽도시장 상인단체 2곳과 상생협의를 마치고 1곳과도 합의점에 이르렀으나 내분이 거듭되고 있다. 이 같은 와중에서도 베스트웨스턴은 지난 6월 개관 이후 전국 최고의 투숙률을 기록하며 영일대해수욕장의 상권을 바꿔놓고 있다. 또 국제불빛축제와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굵직한 행사를 치르며 포항의 위신을 세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TS는 1천300억원을 투입한 뒤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대해 길창섭 두호동지역발전협의회장은 “포항시가 과거 그린일반산업단지 무산 이후 두호동 마트 규제에다 최근에는 특정 아파트 사업자에게 무소불위의 횡포를 거듭하며 전국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도시의 오명을 얻고 있다”면서 “이강덕 시장이 지역 현안에 대한 파악을 마쳤다면 규제완화의 의지를 표명하는 상징으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